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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초고층아파트 뒤덮인 난개발 안 된다

5·18 역사 현장 일부 민간매각 주상복합 등 추진
오월 정신 계승·사적지 보존 정면 위배 여론 비등
“부지 무상양여 후 ‘민주·인권 테마파크’ 조성해야”

2021년 07월 27일(화) 17:08
옛 광주교도소 전경/사진제공 518기념재단
‘옛 광주교도소’초고층아파트 뒤덮인 난개발 안 된다

5·18 역사 현장 일부 민간매각 주상복합 등 추진
오월 정신 계승·사적지 보존 정면 위배 여론 비등
“부지 무상양여 후 ‘민주·인권 테마파크’ 조성해야”

5·18 기념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옛 광주교도소 부지의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계획이 난개발로 변질될 우려를 낳고 있다.
민간수익을 토대로 하는 토지위탁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초고층아파트 건립 등 오월 정신 계승과 사적지 보존이라는 당초 목적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옛 광주교도소는 1980년 5월 당시 민주화운동의 상흔이 깊게 서려 있는 역사적 현장인 만큼 부지 일부를 매각한 이익금으로 사적지를 복원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아닌 온전한 복원을 통해 오월의 기억과 역사를 간직하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

5·18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일대를 역사체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사업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민주·인권 기념파크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 10만6,000㎡에 1,155억원을 들여 민주·인권의 역사 체험, 교육, 청년 창업지원 혁신 성장 공간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특히 5·18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의 격전지인 옛 광주교도소의 상징성과 역사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사적지 보존공간을 체험전시관으로 복원하고, 인권도시와의 교류 및 교육 공간의 국제인권교류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또 광주시 지역전략산업, 전남대·조선대 등 인근 대학과 연계한 청년 창업기업 지원 혁신성장공간 조성, 배후 주거로서의 주상복합, 방문객 대상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도시개발로 전락되나

광주시는 내년까지 실시계획 인가·고시를 마치고 2023년부터 실시설계와 사적지 원형보존, 역사체험 및 혁신성장 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 부지 일부를 민간에 매각하는 사업 방식이 추진되면서 5·18 역사의 살아있는 현장이 도시개발 사업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사업이 포함된 옛 광주교도소 개발계획은 지난해 12월 정부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토지위탁개발사업 절차에 돌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탁개발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LH는 지난해 10월 광주시에 옛 광주교도소 부지 중 16% 정도인 1만5,000㎡에 대한 역사공원 지정을 해제해 달라는 도시기본계획 변경 신청을 제출했다.
앞서 광주시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개발 계획안은 국유지(기재부 소유)인 옛 광주교도소 전체 부지 중 담장 밖 외곽 2만5,000여㎡(전체 30%)가량을 민간에 매각해 주상복합 아파트 등 수익사업으로 개발한다는 방식이다.
해당 부지 일부를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로 변경해 그 매각 자금으로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비용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될 시 교도소 원형 복원이 전체 면적 가운데 23%로 줄어들며, 전체 부지의 16%에 30층 이상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이 본격화 된다.
사적지를 복원·활용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대규모 아파트 건립 등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광주시가 당초 기재부의 사업계획안을 알고서도 아파트 건설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사안일한 행정처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무늬만 민주·인권파크이지 5·18 정신 계승과 사적지 보존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18 단체 관계자는 “옛 광주교도소 터 일부를 매각한 이익금으로 사적지를 복원한다는 것은 5·18정신 계승과 사적지 보존에 맞지 않는 반쪽짜리 계획”이라며 “옛 광주교도소 터가 초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이고 내부는 온갖 개발로 뒤덮이는 난개발의 한가운데 놓이는 것을 결코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감도
▲약속대로 시대정신 구현해야

옛 광주교도소 부지는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이 주둔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사격과 암매장이 자행됐던 가슴 아픈 역사 현장이자,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싸웠던 수많은 민주주의 인사들이 투옥됐던 장소이다.
특히 오월 정신이 깃든 사적지들은 민주화운동의 산 교육장 역할과 함께 민주·평화·인권도시의 광주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인 만큼 진실규명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5·18민주화운동등에 관한 특별법’ 제5조에 따르면 정부가 5·18정신 계승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며, 옛 광주교도소를 민주·인권 기념공원으로 개발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즉,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부지 매각으로 일부 확보한다는 것은 5·18민중항쟁을 헌법정신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거짓된 약속이자 무분별한 난개발을 조장하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유재산 선도사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광주교도소 개발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교도소 부지를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주시 역시 ‘예산’ 타령보다는 기획재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무상양여 받아 시 주체로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정신의 상징공간의 난개발 방지 및 정체성 확보를 위해 LH에 사업계획을 보완 요청했다”면서 “국가 소유인 광주교도소 일원을 광주시가 무상양여 후 중앙정부와 협의해 민주인권기념파크를 조성하는 방안으로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며, 내년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약사업으로 선정되도록 해 5·18 사적지로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시민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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