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의회가 1991년 4월 15일 첫 개원 이래 벌써 30세의 장년이 됐습니다. 논어에서는 30세를 이립(而立)이라 하여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공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른 말입니다.

우리 장성군의회가 30년 동안 흔들림 없이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건장한 장년이 되기까지는 장성군민들의 지지와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날 지방자치가 처음 시작되던 때부터 한결같은 마음으로 장성군의회를 응원해 왔었습니다. 그러다 2006년 7월 6일 더 나은 장성을 만들어 보겠다는 믿음과 패기로 군의회에 입성한 지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필자는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제5대부터 자랑스러운 4선 의원이 됐고, 지금은 군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제8대 후반기 의장이 됐으니, 이 정도면 우리 의회 30년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 30년 역사를 되돌아보면 처음 개원한 의회는 성공적인 지방자치 부활이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평의 쓴소리도 들었고, 간혹 불미스러운 일로 군민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집행기관에 대해서는 견제와 감시, 때로는 상호협력을 이루며 지방자치 발전의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군민이 원하는 목소리를 직접 대변하고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군민의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처음 장성군의회는 12명의 의원으로 시작해서 2대부터는 1명이 줄어들어 11명으로 구성해오다,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제5대부터 현재의 8명으로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2006년부터 유급제 도입과 상임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이렇게 30년 동안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지방의회는 변화를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게 됐고, 드디어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공적 의정활동, 정책지원을 위한 전문인력 도입, 그리고 주민에 대한 정보공개와 국민 직접참여제를 확대하는 등 32년 만의 대변혁을 맞이하게 되면서 그동안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비록 이번 개정안이 지방의회 조직과 예산의 완전한 독립 등 여전히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고 선진국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들도 있지만,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면에 큰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영국의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유명한 정치가 브라이스는 ‘지방자치 실시는 민주주의 최고의 학교이며, 민주주의 성공에 대한 최고의 보장책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진정한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지방자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그중에서도 지방의회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성군의회 역시 지난 지방자치 30년 역사의 교훈들을 초석으로 삼아 자치분권 2.0 시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장성군의회는 우선 낮은 자세로 군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질책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용하는 열린의회,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견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의회, 마지막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최대한의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는 군민의회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의장인 필자를 비롯해 동료의원들과 함께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물론 상생과 협치를 통해 군민을 위한 지방자치라는 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또 의원들이 먼저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군민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도(正道)만을 걸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더불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군민들께서 일상의 웃음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