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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기의 건강백서] 땡볕더위
2021년 08월 19일(목) 16:46
출처 아이클릭아트
[안수기의 건강백서] 땡볕더위



땡볕 더위아버지는 건재하셨다./ 묵묵히 언제나 불볕더위/ 뜨거운 논바닥에/ 얼굴을 묻고/ 피사리를 하고 계셨다./ 더위가 보약이여!/ 이놈 튼튼한 것 좀 봐!/알이 통통한 게/ 올해도 한 섬은 더 나오겠어!/ 아버지의 눈에는/ 땡볕 더위보다도/ 튼실한 벼 포기가/ 서울에서 공부하는/ 장한 아들의 얼굴처럼/ 기특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소원하던 떳떳한 월급쟁이/ 나이 오십도 안 되어/ 명퇴 당하고 길거리 나선/ 포장 스낵 차의 아들은/ 지글거리는 불판 앞에서/ 땡볕더위가 원망스럽다./ 이놈아! 세상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야!/ 하지만 실망은 마라!/ 애비란 말이다/ 자식 힘으로 사는 것이여!/ 더위는 자연이고/ 자연을 이기는 것은 사람이여!/ 땡볕 더위에 눈물이 난다./ 아버지의 눈물. 아들의 눈물/ 흐르는 땀과 범벅된 질펀한 눈물/뱃속이 시원하다. 등골이 시원하다. <땡볕 더위- 임인규>



글 안수기 그린요양병원장



산다는 것은, 어쩌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먹고, 싸고, 잠자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모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의 노력일 것이다.

뭐라고? 체온이 유지 되었으니 그런 모든 생리 활동이 가능하다고? 맞다, 그 말씀도. 인간은 항온동물이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온 조절이 필요한 계절이다. 마침 장마가 끝나니 열기가 몰려온다. 땡볕 더위다.

무릇 더위는 열기를 발산한다. 열기는 퍼지는 기운이다. 더위가 몸 안의 축적되면 순환과 대사의 평형을 잃게 만든다. 땀으로 식히거나 호흡을 거칠게 하여 열기를 발산하고자 한다. 땀이 해결사로 나선다. 그런데 과도하게 땀을 흘리면 체내의 전해질의 평형은 물론 과도한 탈수를 야기한다. 전신의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더위에 몸이 무겁고, 무기력해지는 이유이다.

서병(暑病), 예전에 더위에 관한 질병을 이르는 말이다. 서(暑)란 더위를 뜻한다. 한자를 풀어보자. 태양(日)아래 서있는 사람(者)이니 덥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더위 먹은 것이다. 조상들에게 서병은 두 종류이다. 그냥 단순하게 더위를 먹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더위를 피하고자 너무 차가운 것이나 음식에 노출되는 것이다. 각각을 <상서(傷暑)>와 <음서(陰暑)>라 했다. 상서는 탈수증상이나 쇼크를 일으킨다. 음서는 배탈이나 여름철 감기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냉방기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상서보다는 음서가 더 문제가 된다.

땀은 여름철의 대표적인 고민거리이다. 문제는 땀이 두 가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나는 쿨링시스템, 다른 하나는 몸의 긴장이나 쇠약 등을 알리는 경고로 작용하는 것이다. 전자는 운동이나 더위에 흘리는 땀을 연상하면 된다. 후자는 식은땀이나 진땀을 의미한다.

조상님들은 땀을 많이 흘리면 몸이 상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땀도 적당하게 관리해야 할 대상이었다.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땀을 유독 많이 흘리는 사람이 있다. 수면 중에 침상이 나 속옷이 축축하게 젖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셔도 이마에서 땀이 송송하게 흘리는 경우가 있다. 모두가 과도한 땀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다한증이라 한다. 몸이 허약해지거나 질병이 오기 전에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상들은 아껴두었던 암 닭을 황기와 여러 약재를 넣고 푹 고와서 대접하고 했었다. 아마도 오늘날의 삼계탕의 원조 격일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철의 상비약이 있다. ‘생맥산(生脈散)’이란 처방이다. 이름조차 ‘맥을 되살리는 가루로 만든 한약’이다. 맥을 되살린다니 대단한 약임에 틀림없다. 이름에 비해 구성은 단순하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일정한 비율로 배합하여 만든다. 탕제나 가루약 또는 차처럼 마신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갈증이 나면서 체력이 저하되었다. 이런 때 좋은 처방이다.

등에서 식은땀이 나봐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 옛 어른들의 말씀이었다. 인생의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겪어봐야 성장한다는 교훈이다.

자! 땀나는 계절이다. 무척 폭염일거란 예상이다. 이열치열이라 했다. 치열한 삶이 여름을 이긴다. 건강한 땀, 등골이 시원해지는 감동의 여름날을 기대해 본다. 매미는 울고 땀은 흐른다. 핑 도는 눈물이 난다. 그 분의 땡볕 더위!

한의학박사 그린요양병원 대표원장 다린탕전원 대표 국무총리상 수상 원광한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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