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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08월 26일(목) 0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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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 지방과 지방대학, 디테일이 필요하다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지난 17일 교육부는 일명 대학교 살생부라 불리고 있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발표하였다. 8월 말 가결과 내용이 확정된다면 교육부 일반지원사업이 3년간 제한되며 광주·전남의 경우 전남도립대를 포함하여 광주 동강대, 기독간호대, 그리고 전남의 세한대, 동아보건대등 5곳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일반대학교의 경우 연 평균 48억원, 전문대학은 연 37억원의 재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더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재정적 손실만이 아니다. 학교 이미지 실추로 인해 발생되는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대학 경쟁력 저하를 더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여졌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들의 존립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으나 진단 결과 후폭풍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98년에 최초로 시작된 우리나라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주기 평가로 정원 감축 등과 연계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교육부가 각 대학에 통보한‘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보면 신청 대학 285개교 중 일반대학 136개교, 전문대학 97개교인 총 233개교가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대학은 10년이 넘은 등록금 동결로 심각한 재정난에서 정원 감축을 해야 하고, 미선정 대학은 생존 문제와 직면해 학과 통폐합 등 실질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 위기
언젠가부터 학령인구가 급감으로 인해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이 사라진다”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대학정원은 고졸자 수를 넘어섰고 2021학년도 대입에서는 대입정원이 고졸자 수를 9만 명이나 초과되었기 때문에 지방대학의 위기는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기본역량’이라는 정량적 기준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으며, 특히 대학교 살생부라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수도권 소재 대학이 가지는 역량과 기준이 있다면 지방대학은 그 지역에 맞는 기준이 있을 것이고, 또 역할이 존재할 것이다.
교육을 위해 수도권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지만 지방소재 대학 졸업자의 약 60%는 지방에 정착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부추기고,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을 나타낸다. 이는 진학을 위한 지방인구의 유출-지방대 경쟁력 약화-지방대 소멸, 그리고 다시 인구감소의 악순환만을 가져올 뿐이다. 결국 고등교육기관이 사라진 지방은 어떠한 인구 유입정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방의 현실 함께 봐야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교육부가 가지는 위상과 역할이 있음에도, 함께 고민해야 할 수많은 사회적 문제점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가지는 영향력을 단지 교육의 문제, 그리고 대학만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제4차 산업혁명과 사회변화,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혁신 방안이라 외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다. 여러 사회적 문제와 지방의 현실을 함께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위한 진단을 해서는 안 된다. 학령인구 수 고민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정책이 지방을 살리고 균형발전을 이룰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도 함께 고민한다면 이러한 살생부식 정책을 다시 고민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리 좋은 정책을 집행하더라도 수많은 관점, 특히 약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심함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목적을 위한 정책은 오히려 숨겨져 있던 부작용을 노출시킬 수 있고 아니 한 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자(수도권)의 편에만 서지 말고 전 국민의 편에 서서 정책을 수립해 주시길 바란다.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지난 17일 교육부는 일명 대학교 살생부라 불리고 있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발표하였다. 8월 말 가결과 내용이 확정된다면 교육부 일반지원사업이 3년간 제한되며 광주·전남의 경우 전남도립대를 포함하여 광주 동강대, 기독간호대, 그리고 전남의 세한대, 동아보건대등 5곳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일반대학교의 경우 연 평균 48억원, 전문대학은 연 37억원의 재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더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재정적 손실만이 아니다. 학교 이미지 실추로 인해 발생되는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대학 경쟁력 저하를 더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여졌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들의 존립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으나 진단 결과 후폭풍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98년에 최초로 시작된 우리나라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주기 평가로 정원 감축 등과 연계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교육부가 각 대학에 통보한‘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보면 신청 대학 285개교 중 일반대학 136개교, 전문대학 97개교인 총 233개교가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대학은 10년이 넘은 등록금 동결로 심각한 재정난에서 정원 감축을 해야 하고, 미선정 대학은 생존 문제와 직면해 학과 통폐합 등 실질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 위기
언젠가부터 학령인구가 급감으로 인해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이 사라진다”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미 지난해부터 대학정원은 고졸자 수를 넘어섰고 2021학년도 대입에서는 대입정원이 고졸자 수를 9만 명이나 초과되었기 때문에 지방대학의 위기는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기본역량’이라는 정량적 기준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으며, 특히 대학교 살생부라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수도권 소재 대학이 가지는 역량과 기준이 있다면 지방대학은 그 지역에 맞는 기준이 있을 것이고, 또 역할이 존재할 것이다.
교육을 위해 수도권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지만 지방소재 대학 졸업자의 약 60%는 지방에 정착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부추기고,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을 나타낸다. 이는 진학을 위한 지방인구의 유출-지방대 경쟁력 약화-지방대 소멸, 그리고 다시 인구감소의 악순환만을 가져올 뿐이다. 결국 고등교육기관이 사라진 지방은 어떠한 인구 유입정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방의 현실 함께 봐야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교육부가 가지는 위상과 역할이 있음에도, 함께 고민해야 할 수많은 사회적 문제점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가지는 영향력을 단지 교육의 문제, 그리고 대학만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제4차 산업혁명과 사회변화,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혁신 방안이라 외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다. 여러 사회적 문제와 지방의 현실을 함께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위한 진단을 해서는 안 된다. 학령인구 수 고민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정책이 지방을 살리고 균형발전을 이룰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도 함께 고민한다면 이러한 살생부식 정책을 다시 고민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리 좋은 정책을 집행하더라도 수많은 관점, 특히 약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심함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목적을 위한 정책은 오히려 숨겨져 있던 부작용을 노출시킬 수 있고 아니 한 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자(수도권)의 편에만 서지 말고 전 국민의 편에 서서 정책을 수립해 주시길 바란다.
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