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정근산 기자]임기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전남도의회가 갑작스레 예산결산특위 위원을 교체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중 상임위원 교체가 흔치 않은 데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 소위 노른자위로 통하는 예결위원의 경우 더더욱 전례를 찾기 힘들어 내년 예산안 심사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력 쌓기용 거래’ 등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5일 열린 제35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현 예결위원인 이상철 의원(곡성)을 박선준 의원(고흥2)으로 교체하는 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예결위원 교체안은 본회의 찬반 직전까지 상당수 의원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차영수 예결위원장(강진1)은 “이상철 의원이 개인적 사유로 원활한 예결위 활동이 어렵다는 입장을 의장과 운영위원장에게 전달해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뜻을 물어 위원을 교체했다”며 “박선준 의원 선임은 기존 이 위원과 상임위가 같고, 본인이 강력히 희망한 점, 예결위원 경험이 없는 의원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관행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그러나 전남도와 도교육청의 막대한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등 의원들이 선호도가 가장 높은 예결위원이 중도 교체된 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력 쌓기용이라는 게 대표적이다. 박선준 의원은 지난 4월 치러진 재보궐 선거를 통해 도의회에 입성해 의회 활동과 경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1심 선고를 앞둔 박 의원의 처지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의원은 4·7재보궐선거 당시 명함과 선거공보물에 초등학교 졸업을 허위기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최근 결심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을 구형받은 상태다.

선고 공판은 오는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며,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도의회 한 관계자는 “노른자위로 통하는 예결위원의 갑작스러운 교체를 두고 오가는 말들이 많다”며 “이상철 의원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뜻을 두고 있어 지역구 관리에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고, 박선준 의원은 엄중한 잣대를 대는 것으로 알려진 학력 허위기재라는 선거법 위반 선고가 고려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근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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