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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보내는 두 어른의 위로와 희망

나태주 시인이 김두엽 할머니 그림에 영감 받아 쓴 시
그림 75점·시76편 수록…세상 향한 두근거림·사랑 가득

2021년 10월 12일(화) 08:59
“그림을 보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렸던 거예요. 두근거림이 있는 그림.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이 바로 그랬어요. 두근거림은 생명이고 사랑이고 꿈이지요.”

풀꽃 시인 나태주가 94세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를 엮은 시화집이 출간됐다.

시화집 ‘지금처럼 그렇게’(북로그컴퍼니 刊)에는 나 시인이 김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 31편을 포함해 신작 시, 미발표 시까지 총 76편의 시와 할머니의 그림 75점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서문에서 밝혔듯 나 시인은 자꾸만 들뜨는 마음, 두근거림을 안고 시를 썼다.

‘바람 부는 날이면 음악을 듣고/햇빛 부신 날은/그림을 그렸다, 혼자서//아무래도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은/초록의 울타리 너머 아이들/노는 거 보러 가야지//줄장미꽃 그늘 아래/장난감 없이도 재미있게 놀고 있는/아이들 소리 들으러 가야지.’(아무래도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

김 할머니는 “내 그림을 보고 나태주 시인이 쓴 시를 읽었을 땐 정말 신기했어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그린 것뿐인데, 아, 시인은 이런 걸 느끼는구나, 이렇게 시를 쓰는구나, 놀라웠어요. 내 그림이 시가 될 수 있다니”라고 밝히고 있다.

나태주 시인은 소개가 필요 없는 시인이다. 올해로 77세인 그는 1971년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후 50년이 넘도록 5,000페이지가 넘는 시를 썼다.

김두엽 할머니는 지난 5월 그림 에세이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를 펴내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첫 책으로 나태주 시인, 이해인 수녀, 최화정 배우, 노희경 작가, 김창옥 교수에게 찬사를 받은 94세 할머니 화가다.

두 어른이 그려낸 세상은 마치 동화와 같다. 소박하지만 화려하고, 쳇바퀴 돌아가듯 평범한 삶을 그렸지만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시어에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두근거림이 가득하다.

‘잠시/네 곁에 머물다/가고 싶다//한 장의 그림처럼/한 소절 음악처럼//너도 내 곁에/잠시 머물다/갔으면 한다.’(곁에)

큰 것을 쫓지 말고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을 먼저 품고 사랑하라고, 행복은 내 옆자리,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시인은 시로 읊어주고, 할머니는 그림으로 보여준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누군가의 인생’은 하나뿐인 인생과 날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자신의 인생은 사랑받아 마땅하다고 위로하며 보듬어 주는 듯 하다.

‘어딘지 모르고 가고/누군지 모르고 만나고/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하는 일들//그래도 우리의 하루하루는/엄중한 날들/오직 하나뿐인 인생//너 자신을 아껴라/너 자신을 위로하고/칭찬하고 또 껴안아주라//할 수만 있다면/10년 뒤의 너 자신의 모습을/가슴에 품고 살아라//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10년 뒤에 네가 되고 싶은/너 자신이 될 것이다//이것이 너의 인생이고/나의 인생/우리들 모두의 날마다의 삶이다’(누군가의 인생)

/이연수 기자



‘아무래도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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