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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내는 것에 대하여

이재은 두 번째 소설집 '1인가구 특별동거법'
생계·결핍·고독 등 현대 사회 보편의 문제 조명
은폐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무명의 존재 호명

2021년 10월 19일(화) 18:05
지난 201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2019년 심훈문학상을 수상한 이재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1인가구 특별동거법’(걷는사람)이 출간됐다.

이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현대 사회가 야기하는 생계, 결핍, 고독 등 인간 보편의 문제들에 심도 있게 접근하면서 짧은 소설이 가진 특유의 속도감과 실험성, 자유로움을 충분히 발휘한다.

이중 표제작 ‘1인가구 특별동거법’은 주택 대란을 잠재우겠다는 목적으로 1인가구를 상대로 강제로 동거인을 들이게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진 작중 화자가 동거인을 맞기 위한 면접을 진행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화자와 화자의 동거인 후보 중 하나인 ‘이다’는 모두 지속된 실패로 삶을 저당 잡힌 존재들이라는 공통점 안에 서서히 공감대를 형성한다. 결국 화자는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고, 그게 삶이라고 믿었던 시간을 잊는다. 그리고 고독을 받아들이라는 시대의 강요가 얼마나 불평등한 것이었는지 깨닫는다. 다른 듯 닮아 있는 타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모두 불완전하고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닮은 타인의 모습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1인가구 특별동거법’ 이외에도 작은 책방에서 일했던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살려서 쓴 ‘나비 날다’, ‘무명의 일’, ‘나무들’, ‘설탕밭’ 등 이 실렸다. 작가는 섬세하고도 끈질긴 탐색을 통해 타인에게 풍경으로서 존재하는 ‘주목받지 못하고 은폐된 이들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소설로 발현해냄으로써 무명의 존재를 호명해내는 작가로서의 역할에 주목한다. 작가는 자기 삶의 주제를 ‘살아내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살아내기’에는 ‘따뜻하게,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라는 단서가 붙는다. 이 세상은 이력서에 점수를 매기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이 살아가며 모든 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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