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무늬만 금연아파트…흡연규제 실효성 ‘글쎄’

광주 80곳 아파트 단속인원 고작 42명 불과
과태료 부과도 8건…현행법상 강제 못해
이웃 갈등만‘심화’…“실질적 법적 규제 필요”

2021년 11월 30일(화) 19:10
[전남매일=홍승현 기자] 겨울철 추운 날씨를 피해 아파트 실내흡연이 늘어나면서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이웃 주민 간 갈등이 잦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가 공동주택 내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고 주민 건강증진 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금연아파트’는 턱없이 부족한 단속 인원과 관리·감독 부실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금연아파트는 아파트 내 간접흡연 피해 예방과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2016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도입돼 거주 주민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지정 운영 중이다.

지정된 아파트는 거주 가구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지정되며 공용공간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4개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현재 지역에는 총 80곳의 금연아파트가 지정돼 있으며, 자치구별로는 동구 10곳, 서구 6곳, 남구 21곳, 북구 16곳, 광산구 27곳이 있다.

그러나 금연아파트는 개정법이 시행된 첫 해(6곳)와 비교해 약 13배 늘었지만, 최근 5년간 단속 건수는 8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행법상 화장실과 베란다 등 실내 금연을 금하는 강제성이 없다 보니 현실적으로 금연구역을 제외한 공간에서 흡연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파트 입주민들은 ‘실내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안내 방송에만 의지할 뿐 화장실 환풍기와 창문 등을 통해 들어오는 담배 냄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이날 상무지구의 한 금연아파트에는 ‘금연’, ‘우리 아파트는 금연아파트입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지만,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흔적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흡연자가 만들어 놓은 재떨이가 아파트 단지 내에 비치돼 있었고, 아파트 단지 통로 창가나 베란다에서 밖으로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들이 화단에 떨어져 있었다.

서구의 한 금연아파트 경비원은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와 흡연을 자제해달라 말해도 흡연자는 내 집에서 내가 하는 흡연이 왜 문제냐고 오히려 화를 낸다”면서 “비흡연자와 흡연자 사이에서 흡연문제로 곤란한 적이 많다”고 토로했다.

3층에 거주하는 김 모씨(25)는 “창문만 열면 집안이 1층에서 들어오는 담배 냄새로 가득하다”면서 “관리실에 항의해도 법적으로 지정된 금연구역이 아니니 막을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온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윤 모씨(43)는 “상식적으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복도, 엘리베이터 등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금연아파트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실내 흡연도 금지 규정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할 자치구에서는 단속 지도원이 10명에 불과해 현장을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속 지도원이 흡연 장면을 현장에서 적발해 과태료를 물릴 수 있지만, 인력 한계로 금연아파트 단지 전체를 단속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금연아파트 지정 사업이 간접흡연 피해 해소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무늬만 금연아파트’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와 관련된 층간 흡연 분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금연조례를 제정해 실내 흡연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은 내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로 배려해 이웃끼리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주민 간 갈등 예방·해소에 가장 효과적이다”며 “센터에서는 공동주택 실내 흡연 자제 내용을 담은 포스터·캠페인 등 홍보 활동을 통해 층간흡연으로 인한 주민들의 갈등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