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제12회 김대중 정신계승 글짓기대회 중등부 대상

나의 특별한 경험:이산가족
박경은 목포중앙여중 2년

2021년 12월 12일(일) 16:11
박경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 있는 사람들, 여러 가지의 이유로 헤어져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는 사람들. 훗날 다시 만날까 눈앞에 어른거리는 얼굴들을 잊어버리지 못하게 가슴속 깊이 새겨놓은 사람들. 나는 나만의 특별한 경험으로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보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영재 과학교육원에서 만난 아이가 있다. 그늘 한 점 없던 하얀 얼굴의 여자 아이, 해맑게 웃는 얼굴이 특히 기억에 남았던 친구였다. 하루하루 그 친구와 만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도 떨고, 같이 프로젝트도 하며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하루는 그 친구가 어색하게 다가와 조심스레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흘리듯 자신의 이모 이야기를 하였다. 그 당시 너무나 어렸었던 12살의 나는 작지 않은 충격에 친구와 제대로 대화도 끝마치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와 밤을 꼬박 새웠다. 그날 밤 잠을 뒤척이며 친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너와 어머니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도 남한에 있어?’, ‘혹시 북에 있다면 연락은 할 수 있을까?’, ‘다른 가족들과 친척들이 그립고, 보고 싶지 않을까?’ 같은 질문들 말이다. 다음 날 나는 내 반응에 상처받았던 친구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였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서 들을 수 있었다.

친구의 이모는 친구가 태어나기도 전에 친구의 엄마와 함께 북한에 살았었다고 했다. 하지만 남한으로 탈북하여 올 때 이모는 남한에 무사히 도착하지 못하였다.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남한으로 건너온 후, 친구의 아버지를 만났고, 그 후에 친구가 태어났다고 했다. 또 친구의 어머니께선 아직도 이모를 그리워하시고, 걱정하고 계신다고 한다. 가슴 아픈 친구의 이야기에 친구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도망쳤던 지난 날이 후회되었다. 하지만 ‘저 아이를 내가 배려해 줘야 해’라는 틀에 박힌 고정관념으로 친구에게 조금은 가식적으로, 좀 더 상냥하게 대하였다.

그러던 와중, 우연찮게 아이돌(BTS 등)의 동영상을 보고 있었을 때, 그 친구가 다가와 “너도 이 아이돌 좋아하니? 와..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 우리 엄마도 어렸을 때 가수들을 좋아하셨다고 하셨는데”라고 하자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북한에서도 아이돌 같은 연예인을 볼 수 있니?”라는 말을 하였다. “북한에는 TV도 PC도 없는 줄 알아? 북한에서도 나름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어! 그저 너와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사람이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 똑같이 사춘기를 겪어가며 성장하는 친구. 너와 다를 게 없다고!”라며 소리친 친구는 벌게진 얼굴로 씩씩대며 교실 밖으로 뛰어 나가버렸다. 그 순간 내 마음속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나는 친구를 쫓아갔다. “지원아, 미안해…. 나는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여태 너를 대한 건지도 몰라….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었어….” 슬며시 고개를 들어 친구를 보았다. 친구는 서럽게 울고 있었다. “내가 그런 차별과 불편한 행동들을 많이 겪었지만, 너만은 나를 똑같은 ‘친구’로 여기는 줄 알았는데…. 우리도 같은 민족이고, 같은 사람일 뿐이라고….” 친구의 서글픈 말에 같이 울컥한 나는 친구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 “미안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현재 15살 사춘기 소녀인 나는 12살이었던 나와 친구 사이의 추억들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먼 이야기로만 느꼈던 이산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에게 들었고, 이산가족들의 말 못 할 아픔과 그리움을 보았다. 더불어 훗날 그리던 가족과 함께 살아갈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