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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김대중 정신계승 글짓기대회 초등부 대상

미술 시간에 그렸던 무궁화 그림
전해밀 빛여울초 6년

2021년 12월 13일(월) 18:15
전해밀
“선생님, 우리나라 지도에 무궁화를 그려야 하는데 분단선 때문에 무궁화를 아름답게 그릴 수가 없어요?”

미술 시간 나는 시무룩하게 말했다.

질문을 받은 선생님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칠판 앞으로 걸어 나갔다.

“자, 여러분 오늘 미술 시간의 주제가 뭐였죠?”

선생님이 친구들에게 묻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통일한국이요!”

“네, 맞아요. 오늘의 주제는 통일된 우리 모습을 상상하며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었어요.”

“여러분, 여러분은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자유롭게 말해 볼래요.”

그러자 친구들은 우물쭈물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발표를 못하자, 내 앞자리에 앉은 연서가 손을 들고 먼저 말했다.

“선생님, 어른들은 통일이 좋은 것이라 말하지만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이어서 연서는 말을 이어갔다.

“굳이 이렇게 안정된 나라, 안정된 생활을 통일 때문에 바꿔야만 하는 것인가요? 다들 통일이 좋다고만 하지만 저는 굳이 변화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러자 아이들의 반응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연서의 말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진 아이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동의하는 아이들은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연서가 먼저 발표를 잘해 주었어요.”

그때 3분단 맨 앞자리에 앉은 철호가 손을 들고 말했다.

“선생님 저는 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날마다 북한에 있는 고향 땅을 보고 죽는 게 소원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지금도 할아버지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고, 왜 할아버지가 고향을 갈 수 없었는지 답답하기만 해요.”

철호가 발표하다가 갑자기 울먹이자 선생님께서는 “철호야,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지?” 하시면서 철호의 등을 다독여주셨다.

장난기 섞인 친구들도 철호가 눈물을 훔치자 모두 조용해졌고 교실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선생님은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생각도 같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되었던, 우리 민족이 서로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제부터 선생님이 그날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 시간에 우리나라는 1945년 일제에게서 35년간의 암흑기를 벗어나 해방을 맞았다고 배웠지요?”

그러자 친구들 모두 “예”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이어서 선생님께서는 “역사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우리는 독립된 기쁨도 잠시, 주변 힘센 나라들에 의해 갈라지게 돼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6·25전쟁이 발생했고 우리 민족끼리 서로 싸웠고 결국 지금까지 북한과 남한 두 나라로 나뉘어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분단국가가 아닌 하나의 국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어요. 전쟁으로 인해 그리운 가족을 만날 수 없게 된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기도 하고, 갈 수 없었던 아름다운 산 금강산을 가기도 했어요.”

선생님은 친구들의 모습을 하나씩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내 눈과 마주쳤다. 그러자 나는 눈웃음을 지었고 선생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대통령 할아버지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만나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다양한 합의를 하기도 했고요.”

선생님은 철호를 쳐다보시더니 “우리는 어느덧 분단된 지 80년이 돼가요. 그만큼 언어도 문화도 많이 달라져 가고 있고 이산가족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있는 상황이에요. 철호나 철호 할아버지의 소망처럼 서로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고향에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마음은 모두 같을 거예요. 그래서 우리의 교육과정에는 통일이 들어있답니다.”

친구들은 통일이 왜 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하는 것처럼 모두 선생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있었다.

무궁화를 분단선에 그려야 할지 고민하던 나는 어느새 무궁화를 분단선 위에 커다랗게 그리고 있었고 그 위에 예쁘게 색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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