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서 중앙에 집중됐던 경찰력 상당수가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로 이양됐다. 자치경찰제는 기존 국가경찰이 수행하던 생활안전, 아동, 청소년, 여성보호, 교통지도 등 생활밀착형 범죄예방을 자치단체에서 담당한다.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 등도 대상이다. 모두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분야다. 자치경찰 도입에 따라 당장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경찰행정의 의사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 체계보다 크게 단축된다는 점이다. cctv, 횡단보도, 교통신호기 설치 등 주민 안전과 직결된 각종 교통체계의 신속한 개선은 단적인 예다.

하지만, 6개월간의 자치경찰제 운영에도 불구, 경찰행정의 변화 등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그리 높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자체가 주민생활과 밀접한 경찰권 일부를 넘겨 받았음에도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나 징계권한을 여전히 국가경찰이 쥐고 있다는 점,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치안서비스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진통끝에 출범한 자치경찰제가 온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완전히 분리해야한다. 지자체가 예산의 상당부분을 감당하며 인사권을 가져와야 실질적인 자치경찰이 이뤄질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자치경찰제는 기존 국가경찰 업무만 쪼개 놓은 정치적 타협안에 불과하다. 인사권 등을 명확히 분리한 후 치안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주민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자치경찰 도입 취지를 살릴수 있을 것이다.

자치경찰제가 뿌리 내리기까지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처음 가는 길이다보니 메뉴얼이나 참고할 만한 정책 자료도 마땅찮다. 하지만 이대로시간면 허비하면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뀐다. 치안행정은 단 한 순간이라도 공백이나 허점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경찰로 서둘러 변화해야 한다. 시행착오와 혼선은 6개월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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