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올해 국가 고자기장 연구시설 구축을 본격화한다.

자기장은 자석이나 움직이는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인 자기력의 크기와 방향을 나타내는 영역이다. 이미 인간의 삶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하다.

대표적으로 신용카드나 전철 승차권에 자성입자를 붙여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MRI(자기영상장치)는 초전도자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켜, 몸속 특정 분자가 가진 자성을 검출해 영상을 만듦으로써 질병을 진단한다.

고자기장(High Magnetic Field)은 이러한 자기장 세기가 높음을 의미한다. 초전도자석으로 강한 자기장을 만들면 매우 미약한 자성을 가진 물질을 분리할 수 있다. 박테리아 등의 분리정제, 폐수 속 중금속 등을 오·폐수를 화학적 방법이 아닌, 물리적인 방법으로 온전하면서도 경제적·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반대로 물질의 제어 및 합성도 가능해진다.

광주시는 그간 서울대학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등 관련 연구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종 포럼을 개최하며 기반을 마련해왔다. 오는 3월 ‘국가 고자기장 연구센터 설립 예비타당성 조사 기획 용역’을 추진하고, 8월에는 연구시설 구축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반도 탄탄하다.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 한국전기연구원, KBSI 등 우수 연구기반시설이 입지해 있다. 지난해 11월 착공된 AI 집적단지와의 시너지도 극대화된다.

사업 추진도 전략적이다. 1조 원대 초거대 국가사업인 만큼, 울산시·강원도와 공동구축에 나선다. 서남권인 광주는 신소재 연구시설, 동남권인 울산은 에너지 연구시설, 중부권인 강원은 의생명 연구시설을 각각 구축해 전국적 협력 인프라 마련은 물론 지역균형발전도 꾀한다.

고자기장은 기초과학을 비롯해 전 세계 1일 생활권의 하이퍼루프, 도심형 항공기용 전기추진체, 친환경 풍력발전기, 고해상 자기공명영상장치·암치료용가속기, 청정 무한에너지 핵융합로, 대전류 송·배전 등 응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바로 이곳, 광주에서 공상과학영화나 소설에서 나올 법했던 최첨단 기술들의 현실화를 통해 인간의 삶이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질 날이 그리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