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이 아파트 시공사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인데다 국회에서 이 같은 참사 방지를 위한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이 통과한 당일에 또 사고가 발생해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현장에서 실종된 6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차 붕괴 피해 우려 등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들은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사고 낙하 구조물로 인근 차량들이 파손 피해를 입었고 주변 상가와 아파트, 백화점 등이 정전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은 붕괴 원인은 물론 안전관리 상황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인근 주민들이 공사장 현장에서 낙하물과 지반구조 침하 등의 민원을 행정당국과 건설사 측에 수백 차례 제기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번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지역사회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분위기다. 업체는 학동 참사 때도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지역민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던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일이 재발하는가. 진상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 제도적·법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당국은 당장 다른 아파트 공사 현장의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후진적인 개발 방식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