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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맞은 듯 ‘처참’…상층부 붕괴흔적 그대로

201동 내부 천장 내려앉고 무너진 잔해물 가득
피해 가족 “비협조적 현산, 수색에서 배제해야”

2022년 01월 23일(일) 20:31
[전남매일=홍승현 기자]“콘크리트 양생이 덜 됐으니 다가가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화정아이파크 201동 내부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참혹한 모습 그 자체였다.

붕괴현장 곳곳에는 콘크리트와 유리파편 등이 널브러져 있었고, 건물의 뼈대를 이루고 있던 철골 구조물 역시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특히 소방당국의 통제에 따라 1층에 들어서자 희뿌연 연기가 눈앞을 가려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시멘트 분진이 목과 코를 찔렀다.

유일하게 안전이 확보된 중앙계단은 2명이 간신이 지나갈 정도로 비좁았고, 계단을 타고 도착한 10층은 여느 아파트 공사현장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20층 입구에는 ‘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고, 장비 보관과 구조 대원들의 간이 휴게실로 사용되는 전진지휘소가 설치돼 있었다.

23층부터는 외벽이 떨어져 나가 밖이 훤히 보였고,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남쪽 벽으로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크레인 방향(남동쪽)인 24층 2호실은 천장 또한 절반 이상 내려앉아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상층부로 향할수록 붕괴된 모습은 더욱 처참했다.

25층부터는 콘크리트 더미가 겹겹이 쌓여있었고 파이프와 전선,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구조단장은 위층에서부터 층층이 쌓인 형태인 ‘팬케이크(떡시루)’현상이라 설명했고, 장비 없이 인력으로만 구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디서부터 내려앉았는지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가 기울어진 채 벽을 이뤄 햇빛과 바람이 안 통하는 층도 있었다.

31·32층 낭떠러지 부근에는 잔해물이 제거된 채 노란색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구조대원들이 낭떠러지로 접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그어놓은 것이다.

옥상인 39층은 타워크레인 해체 등 붕괴 건물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빨간 펌프기와 양생을 위해 활용되는 고체연료 깡통도 있었다. 양생이 덜 된 탓에 곳곳에 실금이 그어져 있었고 한 사진기자가 남쪽 방향으로 다가가자 소방단장이 다급하게 제지하기도 했다.

붕괴 현장 내부에 있는 동안 낙하물 주의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도 수 차례 울렸으며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더미는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한편,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붕괴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의 원흉인 현대산업개발의 수색 작업 배제를 촉구했다.

가족협의회 대표 안 모씨(45)는 “수색 작업을 위해 어젯밤 소방대원들이 밤 10시까지 기다렸지만 함께 진입할 작업자가 없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며 “현산은 최소한으로 해야 할 일 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현산은 하루 8시간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해서 인력 투입이 어렵다고 하는데, 추가 수당을 주든지 인부를 더 고용해 투입하면 될 것”이라며 “가족들은 피가 말라가고 있는데 현산은 주간에만 구조 작업을 하는 등 수색에 비협조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현산측에서는 ‘자기들도 범죄자 취급을 받는 등 사기가 떨어져 힘들다’고 말한다”며 “사기가 저하된 집단에 우리는 구조를 맡기는 꼴이니 수색에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산을 믿지 못하겠으니 가족들이 현장으로 들어가 수색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현수막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홍승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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