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기자수첩]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 노동조합이 경영본부장과 자회사인 여수광양항만관리주식회사(이하 항만관리사) 대표에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부발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경영본부장은 인사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항만관리사 대표는 인사 검증 전 단계인 서류전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해양수산부의 인사 검증을 거쳐 항만공사 사장이 임명한다.

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은 인사와 조직, 재무를 총괄하며 인사위원장의 직위를 갖는다. 항만관리사는 월드마린센터와 엑스포 터미널, 크루즈 부두, 배후단지 등의 특수경비와 청소 용역 등을 관리한다. 둘 다 정무적 감각보다는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다.

노조는 현재 해양수산부에서 진행 중인 경영본부장 인사 검증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정치권 낙하산 인사 내정설을 우려하고 있다. 정계인사가 아닌 항만에 대한 식견과 풍부한 경험, 인사·조직·재무 등 경영관리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의 발탁을 요구하는 것이다.

항만공사법 제3조는 “항만공사의 책임 경영체제의 확립을 위해 그 자율적 운용은 보장된다”고 자율적 운용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항만공사 설립 목적과는 전혀 딴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요 임원진 선임이 인사 검증과정에서 정치적 외풍을 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진 것이다.

국가중추기관인 항만의 특수성을 고려해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던 항만공사 원래 설립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인사가 글로벌시대의 선두주자 역할을 해야 할 해양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비전문가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항만공사 사장이 경영자율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영자율권은 인사권의 독립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미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정을 거쳤으므로 사장의 독단적 선임을 막을 민주적 장치는 마련됐다. 내부발탁을 통한 인사가 조직의 결속력 강화와 승진에 대한 동기부여, 전문성 향상으로 이어져 효율적이고 성과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