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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 기술 위한 예술 아니다
2022년 03월 30일(수) 18:11
제4차 산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메타버스, NFT, AI 등 계속해서 등장하고 발전하는 다양한 방식의 기술은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예술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양한 예술 장르 중에서도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바로 ‘미디어아트’다.

처음에는 움직이는 작품을 실제로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미디어아트가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미디어만으로 재현할 수 있는 부분과, 느낄 수 있는 것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이 그저 본인의 회화 작품 속 일부를 움직이는데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이 든 이유에는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예술가가 하고자 하는 말, 또는 던지고자 하는 질문을 본인만의 방식을 통해 풀어냈다고 하기보다는 이른바 방문객들의 인증샷 등 사진촬영을 노리고 열린 전시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미디어아트를 도입해 도시경관을 꾸민 대부분의 지자체 또한 미디어아트가 가진 예술적 의미보다는 기술적 효과에 의존해 비슷한 작품을 재현하는 데 그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데만 주력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그러나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미래의 역사쓰기:ZKM 컬렉션’과 이이남 작가의 작품, 그리고 오늘 개관한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 개관기념전 ‘디지털 공명’을 보면서 미디어아트에 대한 나의 관점은 180도 달라졌다.

좋은 전시들을 보면 볼수록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디어’라는 매체로 작품의 의미를 전달함으로서 관객들로 하여금 기술과 미디어의 명과 암과 더불어 인류의 존재 의미 등 더 근본적인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면서다.

이는 결국 미디어아트를 완성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아트가 이른바 미술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며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지자체가 앞다퉈 ‘일상 속 미디어아트’를 공언하고 나서지만, 이러한 정책이 ‘기술을 위한 예술’은 아닌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때다.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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