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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품 속 운명적 순간들
2022년 04월 17일(일) 19:00
나도 모르게 매료되며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관계 없이 우리는 이를 ‘운명’같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관계였던 간에 이렇게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말이다.

나는 사실 모든 것이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운명론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처럼 끌리는 것들이 있다. 이 달은 유독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대돼 ‘이매리:제네시스’ 전을 여는 이매리 작가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개인전 ‘운운하다’를 개최하고 있는 강운 작가와의 만남 때문이다.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난 이매리 작가는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사실 이 작품을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나의 작품들은 마치 신이 내린 계시처럼, 혹은 나에게 주어진 운명처럼, 내가 가진 것들을 작품 속에 담아내면 견딜 수 없도록 만들어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름 작가로 유명한 강운 작가 또한 “슬픔과 자괴감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보다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름을 보다 문득 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다 보니 지금의 저를 만든 작품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이런 순간을 ‘운명적’으로 느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조물주가 계획한 운명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은 우리의 삶의 궤적이 쌓아온 감각 중 일부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그래서다. 물론 운명론자들은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조차 운명이라고 말하겠지만.

따뜻해진 날씨 때문일까. 유난히 자주 들리던 전시 개최 소식과 함께 작품 속에 담긴 개개인의 삶 속 운명적 순간들을 더욱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요즘이다.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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