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민주당 ‘공천 오만’ 어디서 나오나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대대적인 혁신과 쇄신을 약속한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사회적 물의를 빚은 후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않아 비판을 받는다. 사건·사고로 광주시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되거나 소속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제명,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경선 후보로 결정하는 등 오만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전남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공천 배제, 재심 신청, 인용, 최종 탈락이 반복되는 등 역대 최악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오만한 행태가 지속하는 것은 광주와 전남에서 공천은 곧 당선이란 정치적 특수성이 자리하고 있고, 장기간 이어진 일당 독점 구도 때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앞서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밀려들어도 일당 독점 구도 속의 권한은 결코 녹슬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다소 이해한다 하더라도 눈을 한반도 동부지역으로 돌려보면 다시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은 서진정책이란 이름으로 광주와 전남을 포함한 호남권 구애 공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 광주와 전남, 전북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다. 4년 전에는 이곳에 한명도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대구와 경북에서 후보 기근 현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나올 사람도 없고 나와도 당선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프리미엄’이 없어지고 민주당 중앙당에서 검수완박에 매달려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이 같은 상황 대처와 인식에도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 민주당과 정부가 밀어붙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부산과 경남인들도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유독 호남에서만 과반이 잘 된 일이라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묻지마’ 민주당 지지가 어느 정도인지 드러나기도 했다. 민주당의 공천 심사의 오만을 짚으려면 먼저 본질적으로 지역민의 정치적 성향은 어떤 것인지 철저히 성찰하는 것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