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신변보호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999년 처음 발의된 스토킹처벌법은 22년 만인 지난해 10월 도입·시행됐다. 반복해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흉기 등을 휴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5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오히려 합의를 강요하거나 자칫 보복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법 제정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 시행으로 인해 관련 신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반면, 피해자 보호에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아서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지난달까지 약 6개월간 광주에서 스토킹 피해 신고는 총 300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전 같은 기간(22건)과 비교하면 약 13.6배 증가한 수치다.

경찰은 이 기간 전체 스토킹 가해자들에 대해 22건의 긴급 응급조치를 취했고, 잠정조치는 30건이 적용됐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경찰은 60건을 형사 입건했고,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스토킹 범죄의 구속 비율은 3%(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피의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았다.

주로 지인이나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토킹 범죄 특성상 합의를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제재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다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거리가 현재 100m에 불과하고, 스토킹 범죄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범죄 예방 효과에 의문마저 낳고 있다.

즉, 스토킹처벌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반의사불벌죄 조항 손질에서 나아가 신변안전조치 도입 등 피해자에 대한 보호절차 규정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스토킹 범죄는 더 이상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이다. 보다 강화된 처벌법을 통해 스토킹 범죄가 근절되고,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