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광주·전남 어린이 전용시설 확충해야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더 이상 말하면 잔소리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린이 전용시설이 수도권에 집적화돼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광주전남연구원이 내놓은 광주·전남 정책자료에 따르면 문체부에서 발간한 지난해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중 시설 명칭에 어린이가 포함된 어린이 전용 문화시설은 총 86개소인데, 수도권에 58개소(67.4%)가 집중됐다. 광주·전남지역은 3곳으로 운남어린이도서관, 어린이생태학습도서관, 목포어린이도서관뿐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전남연구원은 타 시·도에 비해 민간 영역의 어린이 문화시설이 취약해 공공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인프라를 확보하고 나아가 인구 유출 방지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린이 문화시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어린이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문화바우처 사업 추진 등 지역 특화형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광주지역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문화원의 놀이, 체험, 공연 등으로 다소 상황이 나은 반면 전남의 경우 관련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행정 당국은 어린이 전담 지원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어린이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어린이 전문문화예술가 단체, 문화예술교육단체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교육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없는 게 너무 많은 광주와 전남지역에 어린이 전용시설조차 소외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이 안 된다. 수도권의 집중화를 해소해야 하는 판에 수도권에선 자기 지역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갖가지 공약을 발표해 놓았다. 서울은 집중화 분산보다는 도쿄 등 국제도시들과 견주기 위해 메갈로폴리스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자체 행정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 8기 행정 당국은 광주전남연구원이 지역 발전을 위해 건의한 시설 설립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