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에 있는 A지역아동센터가 아동들을 학대하고 학부모에게 후원금을 강요하는 등 불법행위를 지속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여기에 출석부를 허위로 작성해 보조금을 부풀리고 사회복지사 자격을 얻기 위해 현장실습을 나온 학생들의 실습시간을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례 A지역아동센터에서 10여 개월 동안 근무했던 교사가 학부모들과 동료 교사들의 증언과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며, 구례경찰서에 아동학대와 횡령 혐의로 센터장을 지난달 고발했다.

20일 아동센터를 고발한 교사에 따르면 A지역아동센터에서는 지속적이고 총체적인 아동학대가 지속돼 왔다. 장난을 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학생에게는 팔굽혀 펴기, 플라스틱 의자 들고 서 있기 등 체벌이 이뤄졌다. 심한 경우 머리나 등을 때리는 것은 물론이고 파리채를 이용한 구타도 행해졌다. 여학생에게는 꿀밤을 주거나 입에 올리기 힘든 욕설로 학대했다고 밝혔다. 학습이나 프로그램에서 배제시킨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센터장은 인근 공장에서 가축사료용으로 반출된 빵조각과 라면을 후원받아 간식이나 저녁 식사로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빵이 반출된 공장 현장에는 실외에 빵 부스러기를 모을 수 있는 수거함이 곰팡이가 핀 상태로 비치돼 있었다. 고발 사건 이후 빵 부스러기의 외부 유출을 금하고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

A지역아동센터는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허위출석 체크로 운영비를 부풀리고 각종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후원금과 금전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간식 등을 구매하며 간이영수증을 끊고 이를 조작해 운영비를 늘리는 방법도 사용했다.

지역아동센터는 국비 지원을 받기에 원칙적으로 학부모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하지만 A지역아동센터는 ‘센터입소조건’이라거나 ‘질 좋은 급식 제공’ 등의 명분으로 후원금을 요구했다. 후원금 외에도 교재비나 프로그램비, 캠프참가비 형태로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창의과학교실을 운영하면서는 프로그램비 15만 원씩을 학생들로부터 수납했다. 이를 구례군의 회계 점검에서 지적받자 학부모들에게 되돌려 주고 며칠 후 자신의 개인 통장으로 재송금하도록 하기도 했다. 재료비는 3만 원씩 4차례에 걸쳐 총 12만 원을 별도로 학부모에게 청구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찾아온 실습생의 실습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120시간의 실습을 이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센터장의 친구와 센터장의 딸 등 여러 명은 하루 이틀 잠깐 나와서 옷을 바꿔 입으며 사진만 찍는 방식으로 실습 관련 사실을 조작하고 법정 시간을 이수한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10만~15만 원 정도를 받은 의혹도 제기된다.

센터장은 현재 “미워서가 아니라 훈육 차원에서 한 행동으로 악의는 없었다”며 피해 학부모들에게 경찰서에 제출할 진술서를 써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언론에는 “현재 조사받고 있는 사안으로 할 말이 없다”며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