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광주 추천 맛집 ‘츄룹’ 본연의 맛 듬뿍 느낄 수 있는 수제아이스크림

식재료, 생과일 등 직접 구매하고 다듬어 사용
펀슈머 겨냥한 이색적인 작명 ‘라떼 이스 홀스’

2022년 06월 24일(금) 10:25
광주 추천 맛집 ‘츄룹’ 본연의 맛 듬뿍 느낄 수 있는 수제아이스크림
식재료, 생과일 등 직접 구매하고 다듬어 사용
펀슈머 겨냥한 이색적인 작명 ‘라떼 이스 홀스’

때이르게 찾아온 더위로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간절해지는 날이다. 기분 전환 겸 조금 특별한 수제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건 어떨까? 이천 쌀알이 씹히는 담백한 맛부터 과일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샤벳까지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글 민슬기 기자 사진 김생훈 기자

◇ 깨지지 않는 공식 ‘아이스크림은 행복’

“아이스크림은 행복과 연결 돼 있지 않나요?”
지난 20년 7월 오픈해 약 2년차를 맞은 ‘츄룹’ 안동욱(41)사장의 말이다.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면 언제나 아이스크림이 있었고, 아이스크림을 먹다보면 나쁜 생각과 기운이 사라지고 행복이 밀려왔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안 사장이 만든 아이스크림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틀림없다. 충장로 아시아문화음식거리 초입,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인적이 드문 밤에도 손님들이 좁은 가게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 아이스크림을 먹고, 다양한 연령대가 포장한 봉지를 손에 들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권이 죽어버린 골목 초입, 임대한다는 공고만 나부껴 을씨년스러운 건물들 틈 어울리지 않게도 동심을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갈수록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스크림도 음식인데 먹다 모자라거나 아쉬우면 안 되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인데 손님들이 먹다 만 느낌이 들지 않도록 대접하고 싶은 인심 덕이다. 아이스크림을 아무리 오래 먹어봤자 15분 내외인데 그 시간만큼은 근심걱정없이 행복했으면 한다. 덤으로 얹어주는 한 숟가락 정도의 ‘궁금한 맛’은 스쿱당 4천원씩 하는 금액이 미안해서다. 타사에 비해 1천원에서 1천5백원 정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주 방문 연령층이 20대 대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들이다보니 주머니 사정까지 살핀다. 원자재값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소신은 부쩍 늘어난 단골손님들 덕분이다.
어느새 세 번째 방문이라는 광주교대 최지안 학생(20)은 “가격이 비싸 근처에 올 때만 들린다”면서도 “나도 추천 받아 단골이 됐고, 다른 지인들에게도 여러번 추천할 정도”란다. 또 “친구들과 여러 가지맛을 나눠먹는 재미도 있다. 덤으로 얹어주는 맛이 있어 궁금증이 해결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아이스크림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웃는다.
김잎새 학생도 “베스킨라빈스의 경우 인공적인 맛이 나서 먹다보면 쉽게 질리고 입안이 텁텁해질 때가 많은데 츄룹은 천연재료를 사용해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스쿱 위에 맛과 정을 얹고 덤으로 단골과 힘을 얻는다.

◇ 생과향 빨리 사라져‥당일 구매해 당일 소진

신선식품이다보니 재료도 직접 구매, 당일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쉬운 길은 애당초 포기했다. 인기있는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같은 경우 생피스타치오를 구매해 오븐에 구워 사용한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페이스트를 구매해 사용하면 훨씬 더 빠르고 균일한 맛을 재현해낼 수 있지만 안 사장은 분쇄하는 과정까지도 수고스러움을 마다 않는다. 원하는만큼의 입자와 맛이 나오지 않아 다양한 블렌더를 사용, 심지어 멧돌까지 돌려본 뒤에야 마침내 ‘츄룹’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러번 버리더라도 제대로 된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외고집이다.
과일의 경우 그해 작황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생과가 통째로 들어가니 맛과 향이 고스란히 올라오기 때문이다. 제조법이 있으니 일정한 맛은 유지되지만 미각이 특수한 사람에게는 신맛이 도드라지는 날이 있을 수 있다. 이것 또한 수제 아이스크림만의 재미다. 또, 인공향을 첨가하지 않다보니 천연과일향은 빠르게 날아가기 일쑤다. 이른 시간에 방문했을 경우 원하는 맛이 없다면 그날은 ‘매진’이다. 과일을 가져오는만큼 생산하고 소량씩 배치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원재료 그대로 사용한 수제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에 유통기한도 있다. 보통 일주일 내 섭취를 권장한다.

◇ 티파니에서 아침을? 티파니에서 아침밥을!

‘찰나의 행복’을 위해 아이스크림이 존재한다지만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불황은 계속 된다. 소비자들의 입맛은 까탈스럽고, 충성 고객층을 이동시키기란 쉽지 않아 기업들은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색다른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펀슈머(재미(Fun)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를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츄룹’의 경우 익힌 쌀알이 씹히는 담백한 쌀맛이 인상적인 △티파니에서 아침밥을, 자몽이 가득 든 △자몽드는 밤 너를 생각해, 고소한 커피와 오레오 쿠키의 절묘한 조화 △라떼 이즈 홀스 등 재미있고 기발한 이름들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처음 이곳에 온 손님들은 민망해하거나 머쓱해하며 이름을 부르지 못하거나 머뭇거리기 일쑤지만 나중에는 떠올리며 웃음을 짓기도 한다. 광산구 흑석동에서 온 김동억(30)씨는 “생소한 이름이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후문을 남기기도 했다.
우유와 달걀을 섭취하지 않는 비건인들을 위한 아이스크림도 있다. 레몬, 토마토, 참외, 수박 등 생과만을 사용한 건강 아이스크림이다. 상큼한 셔벗의 맛은 입안을 더욱 깔끔하게 만든다.

◇ 식재료 본연의 맛 극대화

‘츄룹’은 기본 16가지 맛을 제외한 시즌별 메뉴를 상시 배치 중이다. 가장 인기있는 아이스크림은 1위가 기분이초코든요(초코맛) 2위가 티파니에서 아침밥을(쌀맛) 3위가 해피넛(피스타치오맛), 마이블루베리나잇(블루베리크림치즈맛) 등이다. 매니아층이 가득 담아가는 레몬맛과 패션푸릇 등도 인기다. 지금까지 개발된 아이스크림은 총 40여가지지만 새로운 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는 계속된다. 이달부터는 여름에 나오는 제철과일인 자두, 복숭아, 포도를 사용한 아이스크림이 재공개된다.
지난해 가장 인기있었던 ‘보고시포도 참아요’는 벌써 단골 손님들이 찾는 베스트 시즌 메뉴다. 고구마와 옥수수를 아이스크림으로 먹는듯한 신메뉴도 등장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민트향을 넣어 미각을 속인 아이스크림이 아닌 진짜 민트를 넣은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민트모종을 기르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곳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 시키는 게 특징이다.

◇ 베스킨라빈스 넘는 수제아이스크림집 될것

안동욱 사장
그는 ‘츄룹’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베스킨라빈스31을 처음 맛 본뒤 ‘수제아이스크림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짜릿한 경험을 했던 본인처럼 손님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하고 싶은 것이다. 가게명이 영어이름이 아닌 의성어 ‘츄룹’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미국 브랜드인 베스킨라빈스31이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즐기는 음식에 합성착향료를 끼얹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과 반대되는 것은 물론이다.
안 사장은 새벽마다 공판장에 들러 당일 사용할 과일을 구매해 사용할 정도로 원재료를 듬뿍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스쿱 당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하기 일쑤지만 손수 만든 아이스크림을 나눔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이다. 그는 “‘츄룹’을 성장시켜 수제아이스크림의 명성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늘, 본연의 맛이 듬뿍 담긴 아이스크림 한스쿱 먹으러 ‘츄룹’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달콤하고 시원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