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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7월 27일(수) 1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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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의 심리학 교실]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코로나 19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요즈음 극심한 양극화 물결이 사회 곳곳에서 밀려오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치 변화에서부터 체감하는 물가의 가파른 상승, 소득의 격차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와 국제 정세 등에서도 다양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통합 보다는 분열을, 공동체 보다는 개인화를, 동질감 보다는 이질감 등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심리적 기능이 역기능화되는 선행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양극화는 제반 사회문화 측면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행동 측면에서도 벌어지곤 하는데,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감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실제와는 다른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행동과학에서는 인간의 속성이나 행동의 값을 분포로 나타낼 때, 중간이 압도적으로 많고, 양쪽 극단으로 갈수록 적은 종 모양의 곡선 분포(정상분포)를 전제로, 중간에 해당할수록 평범하거나 이상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반면, 양쪽 극단의 값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한다. 경제적으로도 인간은 중앙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해왔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중산계급 혹은 중산층으로 분류해왔다. 중산층의 사전적 의미는 재산의 소유 정도가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의 중간에 놓인 계급으로, 지주나 자본가 등 별도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층과 아무런 생산수단 없이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계층의 중간에 속하는 계층을 의미한다. 중소 상공업자, 소지주, 봉급생활자 따위가 이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정의 기준(중위소득의 50%~150%)을 적용해오고 있는데, 2022년 기준으로 자녀가 둘인 4인 가구의 중위소득이 512.1만원임을 감안하면, 월소득 수준 256만원~768만원까지가 실질적인 중산층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체감하는 중산층의 기준은 이를 훨씬 더 우회하는데, 실질적으로 상위 10% 이내의 소득과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자신을 중산층으로 보고한다고 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중산층에 해당하지만,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체감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산층의 비중 또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989년 갤럽조사 결과, 75%가 중산층이라고 답한 반면, 2022년 1분기에는 60%로 줄어들었으며,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기는 사람의 비중 또한 더 낮았다. 중산층 축소 현상은 비단 국내에만 해당하는 현상은 아니며, 모든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성적에 대한 질문을 예로 한번 들어보자. 전교생이 500명인 고등학교에서 석차가 250등인 학생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답할 것인가? 평범하다, 중간 정도 한다라고 답하기 보다는 별로 잘하지 못하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하지는 않을까? 중산층에 대한 조사 결과처럼, 성적 또한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정상권 혹은 바람직한 위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아닐까?
우리를 보통 사람으로, 정상적인 사람으로, 그리고 이상적인 사람으로 체감하게 할 수 있으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동일한 기회의 보장과 공동체 문화, 보편적 복지 체계, 고용의 안정, 자율성과 연대감을 중시하는 가정과 학교, 개인적 차원의 통합감 증진문화 등등.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지금 현재 여기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좋겠다.
가령 위에서 언급한 중산층을 예로 들어보자면, 중산층에 대한 경제적 기준의 정의 말고도 사회문화적 기준의 정의가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외국어, 스포츠, 악기, 요리를 직접 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과 약자를 도우며,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수 있는가를 중산층으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페어플레이에서부터 독선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것, 불의나 불법 등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평수나 자동차 배기량, 은행잔고 등을 기준으로 삼는 우리의 중산층과는 다를 수밖에 없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오랜 역사문화적 배경을 보면, 경제적 기준으로만 중산층을 해석하고 적용해왔던 것은 아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함께 나누고 베풀며, 공동체 문화 속에서 연대감을 형성하고 살아온 역사를 지닌 우리가 아닌가? 시중에 회자하는 조선시대 중산층의 기준은 이를 충분히 짐작게 한다. 더불어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 많던 중산층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자조 섞인 질문에 대한 답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 논밭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이 두어 벌 있을 것.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 말하고 사는 것”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코로나 19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요즈음 극심한 양극화 물결이 사회 곳곳에서 밀려오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치 변화에서부터 체감하는 물가의 가파른 상승, 소득의 격차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와 국제 정세 등에서도 다양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통합 보다는 분열을, 공동체 보다는 개인화를, 동질감 보다는 이질감 등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심리적 기능이 역기능화되는 선행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양극화는 제반 사회문화 측면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행동 측면에서도 벌어지곤 하는데,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감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실제와는 다른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행동과학에서는 인간의 속성이나 행동의 값을 분포로 나타낼 때, 중간이 압도적으로 많고, 양쪽 극단으로 갈수록 적은 종 모양의 곡선 분포(정상분포)를 전제로, 중간에 해당할수록 평범하거나 이상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반면, 양쪽 극단의 값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한다. 경제적으로도 인간은 중앙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해왔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중산계급 혹은 중산층으로 분류해왔다. 중산층의 사전적 의미는 재산의 소유 정도가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의 중간에 놓인 계급으로, 지주나 자본가 등 별도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층과 아무런 생산수단 없이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계층의 중간에 속하는 계층을 의미한다. 중소 상공업자, 소지주, 봉급생활자 따위가 이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정의 기준(중위소득의 50%~150%)을 적용해오고 있는데, 2022년 기준으로 자녀가 둘인 4인 가구의 중위소득이 512.1만원임을 감안하면, 월소득 수준 256만원~768만원까지가 실질적인 중산층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체감하는 중산층의 기준은 이를 훨씬 더 우회하는데, 실질적으로 상위 10% 이내의 소득과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자신을 중산층으로 보고한다고 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중산층에 해당하지만,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체감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산층의 비중 또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989년 갤럽조사 결과, 75%가 중산층이라고 답한 반면, 2022년 1분기에는 60%로 줄어들었으며,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기는 사람의 비중 또한 더 낮았다. 중산층 축소 현상은 비단 국내에만 해당하는 현상은 아니며, 모든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성적에 대한 질문을 예로 한번 들어보자. 전교생이 500명인 고등학교에서 석차가 250등인 학생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답할 것인가? 평범하다, 중간 정도 한다라고 답하기 보다는 별로 잘하지 못하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하지는 않을까? 중산층에 대한 조사 결과처럼, 성적 또한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정상권 혹은 바람직한 위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아닐까?
우리를 보통 사람으로, 정상적인 사람으로, 그리고 이상적인 사람으로 체감하게 할 수 있으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동일한 기회의 보장과 공동체 문화, 보편적 복지 체계, 고용의 안정, 자율성과 연대감을 중시하는 가정과 학교, 개인적 차원의 통합감 증진문화 등등.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지금 현재 여기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좋겠다.
가령 위에서 언급한 중산층을 예로 들어보자면, 중산층에 대한 경제적 기준의 정의 말고도 사회문화적 기준의 정의가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외국어, 스포츠, 악기, 요리를 직접 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과 약자를 도우며,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수 있는가를 중산층으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페어플레이에서부터 독선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것, 불의나 불법 등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평수나 자동차 배기량, 은행잔고 등을 기준으로 삼는 우리의 중산층과는 다를 수밖에 없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오랜 역사문화적 배경을 보면, 경제적 기준으로만 중산층을 해석하고 적용해왔던 것은 아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함께 나누고 베풀며, 공동체 문화 속에서 연대감을 형성하고 살아온 역사를 지닌 우리가 아닌가? 시중에 회자하는 조선시대 중산층의 기준은 이를 충분히 짐작게 한다. 더불어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그 많던 중산층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자조 섞인 질문에 대한 답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 논밭이 있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이 두어 벌 있을 것.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하나, 봄 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 말하고 사는 것”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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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