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건축물 조형물 특정작가 쏠림 차단해야



광주시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1995년부터 일정 규모(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건축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회화와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을 설치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광주지역 주요 건축물 미술작품 계약이 특정 작가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건설사의 친소 관계에 따라 작가가 선정되고 당국의 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건축물 미술작품 700여개가 설치돼 있는데 일부 작가가 많게는 20여개의 작품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남매일 취재 결과 A작가는 광주 북구 건축물 미술작품 100여개 중 10개의 작품을 수주했다. 이 작가는 광주지역 미술작품 제작에도 참여했으며, 8개의 금액 미상 작품을 제외한 수주 작품액이 29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B작가의 경우 광주에서 총 23개의 작품을 수주했고, 6개의 금액 미상 작품을 제외한 작품 수주액이 23억8,000여만원이다. C작가는 지난 2017년부터 건축물 미술작품 15개를 건설사로부터 수주한 비용이 15억2,000여만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특정작가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데도 광주시 건출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는 작품성만 심의하는 기능을 할 뿐, 건설사가 일방적으로 행하는 작가 선정에는 관여할 권한이 없다. 29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는 작품 가격과 예술성, 건축물·환경과의 조화, 접근성, 유지·보존 등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작품 공모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시민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원천적으로 없어지는 셈이다.

문화중심도시, 문화수도를 표방하는 광주지역의 이 같은 미술작품 선정 방식은 차제에 개선돼야 한다. 광주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예술성을 다양하게 펼쳐 보일 기회를 다수의 작가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건축물 미술작품 선정 과정에 공정성을 기해 작가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