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브랜드 가치 제고’ 자치구 명칭 변경 의미



광주시가 방위명으로 지어진 각 자치구의 이름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기정 시장이 최근 인천 미추홀구의 사례를 들며 자치구 명칭 변경 의사를 밝혀 관심을 받았다. 미추홀구는 인천 중부에 위치한 자치구로 인천의 옛 이름을 본떠 붙여진 명칭이다. 인천시가 2015년 12월 명칭 변경을 추진한 이후 주민들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2018년 7월부터 사용했다.

강 시장이 자치구 명칭 변경을 거론한 것은 민선 7기에서 추진한 자치구 간 경계조정이 정치권과 주민들의 이해에 부딪쳐 진척이 없자 구 명칭 변경을 포함해 인구와 재정, 생활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것을 제안하면서 나왔다. 지역 국회의원과 5개 구청장, 시의회 의장, 교육감 등이 참석해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방위명에 따른 자치구의 명칭은 일제시대의 잔재로 시대적 흐름을 좇아 새롭게 ‘예쁜 이름’으로 변경하는 안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치구 경계조정 등 행정구역 개편 관련 논의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광주에서 1973년 동구와 서구, 1980년 북구가 형성됐고, 1988년 광산군이 광주로 편입되면서 광산구가 생겨났다. 또 1995년에는 남구가 추가 설치되면서 동·서·남·북·광산 등 5개 자치구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거주지가 확장되면서 인구 비대칭, 도심 공동화, 각 자치구의 불균형이 심해져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경계조정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향후 자치구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대상지의 실태조사를 비롯해 기본계획 수립, 지방의회 의견 수렴, 중앙부처의 심의 결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주민등록상의 일제 정비와 건축물 등의 정리가 뒤따라야 한다. 허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주민들의 수용성이다. 자치구 간 심각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정체성,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 주민들을 설득하고 적극 추진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