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책임 소재를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지자체와 경찰은 이태원에 수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지만, 부실 대처가 만든 예견된 참사였기 때문이다.

현행 안전 수칙들과 관련 법을 살펴보면 기존 국내 건축법은 허용응력 설계법으로 건물을 짓는 것을 허가했으나, 삼풍백화점 참사가 벌어진 이후 건물이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정도를 확인하고 설계하는 극한강도 설계법, 한계상대 설계법으로 개정됐다.

또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이후 출입문 비상계패장치를 비롯해 지하철 위기 상황시 탈출 법을 지하철 곳곳에 적어둬 시민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1년 일본에서는 수 만명의 인파가 좁은 인도교에 모여 11명이 숨지고 183명이 부상당한 ‘아카시 불꽃놀이 보도교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혼잡 경비 가이드라인을 신설해 보다 효율적인 교통 통제가 이뤄지도록 개선됐다.

이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안전 수칙과 관련 법들은 늘 사건·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야 제정되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유사한 비극이 벌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는 쪽은 다음부터 이런 사고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핼러윈데이 축제를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젊은 세대들의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했지만 압사 사고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는 지역은 ‘이태원’ 뿐이고, 날짜는 ‘핼러윈데이’ 뿐일까.

지금 이 순간도 출근길 버스, 지하철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리며, 번화가에선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압사 참사를 기억하며 질서의 중요성을 배우고, 당국은 안전 관련 수칙을 재정비해야 한다.

피해자들의 희생을 교훈삼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나오지 않기 위해 건축, 교통, 교육, 문화 다방면에서 의미있는 개선이 시급하다.

/사회부 민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