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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줌<65> 카운터테너 정민호

“음악은 내겐 행복…울림과 호흡하는 순간 소중해”
고등학교 중창단 활동 계기
성악에서 카운터테너로 전향
12월 8일 광주시향과 협연

2022년 11월 24일(목) 17:47
정민호
카운터테너 정민호는 바흐 콜레기움 자펜 바흐 마태수난곡 솔리스트, 라이프치히 바흐 페스티벌 초청, 네덜란드 헤이그 음악원의 성악교수 피터 쿠이(Peter Kooij)와 마이클 찬스(Michael Chance), 소프라노 서예리 등 세계적인 대가들과 만남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지고, 성숙한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는 12월 8일 오전 11시와 오후 7시 30분 2회에 걸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리는 광주시립교향악단‘오티움 콘서트’ 여섯 번째 이야기 시리즈 ‘Mythos’(신화) 협연을 앞두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성악가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수의사가 되고 싶어 이과에서 공부하던 경북고등학교 재학시절 남성 중창단 브니엘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그 경험이 노래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결심으로까지 이어졌죠.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부터 성악레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입시는 박춘식 성주군 행복오케스트라 지휘자, 대학 때는 김정현 명지대 교수와 신동호 중앙대 교수, 카운터테너를 전향한 때부터는 박승희(장신대 출강), 신승복 선생님에게 사사 받았습니다.



- 카운터테너에 대해 설명해달라.

▲여성의 음역을 부르는 남성 성악가로 정의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끝이 아닌 카운터테너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교 의식, 무대 등에서 남성이 모든 일을 담당해야만 했던 시기에 음악이 발전하면서 넓은 음역이 필요했고 이에 맞추어 발전하게 된 파트가 카운터테너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9세기(801~900년), 두 선율의 음악, 다성음악의 시작과 함께 카운터테너의 역할이 시작됐습니다. 주선율을 부르던 파트를 ‘테너(Tenore)’, 윗성부, 즉 화성을 만드는 파트를 ‘알투스(Altus·라틴어)’라고 불렀고 13세기 후반, ‘Altus’ 파트를 ‘콩코르단스(Concordans)’ 라고 불렀으며 후에 ‘Contra-tenor’ 즉, ‘Countertenor(카운터테너)’가 됐습니다.

또한, 카스트라토와는 다른 존재입니다. 카스트라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바로크시대 기악이 발달함에 따라 성악 부분에서도 더 기교적이고 화려한 스케일과 패시지, 그리고 높은 음계를 소화할 수 있는 카스트라토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고, 종교개혁, 프랑스 혁명과 같은 사회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카스트라토는 쇠퇴하기 시작했으며 조소, 혐오, 야만적 행위라 단정지어지는 등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1878년, 시스티나 로마교황청에서 Leo1 13세 교황에 의해 ‘카스트라토 금지령’이 발표되면서 카스트라토뿐만 아니라 카운터테너도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 초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영국 지휘자)가 원전연주를 추구하면서 시작된 음악이 원전연주의 바람이 일기 시작하며 카운터테너들의 역할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성악을 공부하다 카운터테너의 길로 접어들게 된 배경은.

▲대학 시절에는 단지 예쁘게 노래하는 평범한 테너 성악가였는데, 합창 시간에 팔세토(성악에서 두성을 사용하는 보통의 고성부보다 더 높은 소리를 내는 기법)를 즐겨 불렀던 것이 훈련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음악, 바로크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했던 대학 시절을 뒤로하고, 대학원 시절 만났던 헨델의 음악 그리고 함께 활동하고 있는 김선아 지휘자(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지휘자)의 수업을 들으면서 고음악에 관한 관심이 커졌고,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의 바흐 모테트 연주를 보면서 바흐 음악에 매료되어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카운터테너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서른일곱에 유학길에 오르게 된 이유는.

▲서른둘이라는 늦은 나이에 카운터테너로 전향하게 되면서 뜻밖의 좋은 기회들이 찾아왔어요. 제 데뷔무대가 마사아키 스즈키(Masaaki Suzuki 바로크음악의 권위있는 일본의 지휘자, 바흐 콜레기움 저펜 지휘자)와 함께 했던 바흐의 b단조 미사였습니다. 스스로는 확신이 없었기에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그저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고싶어 도전하게 되었고, 유학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으로 유학 중 고음악 성악과에서 개교 이래 처음 ‘만점’으로 졸업하며 주목받았다. 유학을 고민할 때 어려움이 없었나.

▲‘만점’은 종종 있었구요. 만점(with distinction)이 처음이라고 담당교수에게 들었습니다. 사실확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웃음)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아내와 딸 둘(6살, 4살)과 함께 떠났어야 했기 때문에 생계에 대한 걱정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나이 제한은 학교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어려움은 없었어요.



-카운터테너 정민호가 추천하는 이 계절에 감상하기 좋은 음악은.

▲헨델의 메시아(Messiah)와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Christmas Oratorio)를 추천합니다.



-음악가로서 자신이 가진 장점과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장점은 한 곡 한 곡을 대하는 진지한 노력?(웃음) 가치관은 ‘소리가 나는 순간뿐만이 아닌, 소리가 나지 않는 순간의 울림과 호흡하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자’입니다.



-바로크음악의 매력이 있다면.

▲일단, 성악에서는 워드페인팅(Word painting:Text painting)이라고 하는 기법을 이해할수록 더욱 재밌어집니다. 바로크음악은 반복적인 형식을 갖고 있지만,(예를 들면 푸가 형식) 그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구조적인 완성도, 다카포(Da Capo:처음으로 돌아가는 형식)에서의 화려하게 꾸며지는 장식음과 표현, 간결하면서도 화려하고 따뜻한 기악의 선율과 화성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최고의 무대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연주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데뷔무대였던 바흐의 ‘b 단조 미사’의 마지막 합창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bis pacem: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이 끝나고 지휘자의 손이 내려오기까지의 그 순간이 특별한 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계획된 공연과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오는 12월 15일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에서 인천시립합창단과 ‘메시아’를 연주하고, 12월 22일 부천시민회관에서 부천시립합창단과 ‘메시아’를 노래할 예정입니다. 내년 3월 2일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과 함께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데 개인적으로 국내 연주로는 가장 기다려지는 공연입니다. 3월 말부터 4월 8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진행되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7월 8일 카메라타 파라다이스 연주모습.
오티움 6 미소스
오티움 6 미소스


20110605 BSS with Masaaki Suz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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