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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투 사용 '전면 금지'…곳곳서 혼선·실랑이

고객 "봉투" 요구…제각각 대응
정부 1년간 계도 번복 행정 혼란
"대체 봉투 비싸…거부감 커"

2022년 11월 24일(목) 18:58
24일 광주시 북구의 한 편의점 업주가 생분해 봉투에 물건을 담고 있다./김혜린 기자
광주시 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주 일회용 비닐봉투 100장을 주문했다. 24일부터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체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판매할 수 없다는 환경부 지침에 따라 지난달 비닐봉투를 전부 소진했지만 갑작스럽게 1년간 계도기간이 부여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일부 손님들은 ‘계도기간 동안에는 과태료 부과도 안되는데 사용해도 되지 않냐’며 일회용 봉투를 요구할게 분명하다”며 “이전부터 종량제 봉투나 다회용 가방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강하게 요구할 경우 어쩔수 없이 제공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강화된 24일 광주지역 편의점과 카페 등 현장 곳곳에서는 일회용품 제공을 두고 직원과 고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환경부가 초기 업주 등의 반발로 지난 1일 계도기간 1년을 두기로 하면서 현장에선 적지 않은 혼선을 빚었다.

일회용 봉투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오늘부터 판매가 안된다’며 거절하는 편의점 업주가 있는 반면 별다른 안내 없이 봉투를 내주는 업주도 있어 정부가 혼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체와 제과점에서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기존 편의점 등에서 1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일회용 비닐봉투가 구매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또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소와 집단급식소 내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는 지난해 12월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사용 제한 품목이 늘어난 조처다. 그러나 시행을 불과 20여일 앞둔 지난 1일 환경부가 갑작스럽게 1년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편의점 가맹본사들은 지난 10월부터 가맹점에 비닐봉지 발주를 제한하는 등 이번 조처 시행에 대비했지만 잔여재고 소진, 생분해봉투 지침 변경 등으로 혼란을 우려했다.

A씨는 “종이봉투 단가가 더 비싸기도 하고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기는 하지만 제도가 자꾸 바뀌니 혼란스럽다”며 “또 고객들에게 꾸준히 규제를 안내해왔는데 막무가내로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봉투 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또 다른 편의점 점주 B씨는 “일반 비닐봉투를 대체하는 봉투들의 값이 더 비싸다보니 봉투를 달라고 했다가 그냥 들고가겠다며 물건 몇 개를 빼는 손님도 있다”며 “종량제 재사용 봉투의 경우 크기가 크기 때문에 ‘물건 한 두 개만 담아가려는데 봉투가 왜 이렇게 크냐’고 불만을 토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환경단체들도‘계도기간’에 대해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오늘부터 1회용품 규제가 시행되지만, 환경부가 1년간의 계도 기간을 부여함에 따라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계도 기간 부여와 같은 번복 행정이 결국 시민과 업계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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