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파업이 14일째로 접어들면서 완성차 업계의 출고 차량 처리와 타이어 재고 처리가 한계에 달하면서 관련 업계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7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 따르면 기아는 7일부터 수출 차량이 나가는 목포신항까지 직접 개별운송에 나선다. 기아가 화물연대 파업에 미리 대비해 마련한 광주 군공항, 장성·함평 등 차량 임시 적치장까지 가득 차면서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차량 대수는 2,000여대. 평소 기아는 하루 1,300여대의 수출용 차량은 목포 신항만으로, 나머지는 광주 광산구 평동과 전북 신태인, 경북 경산에 위치한 출하장으로 차량을 운송한다. 운송에는 약 100여 대의 카캐리어가 동원된다.

그러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카캐리어 운송이 전면 중단되면서 기아는 지난달 25일부터 하루 700여 명의 임시 인력을 고용해 광산구 평동 출하장과 광주 군공항 활주로 주변, 장성 물류센터, 함평 나비엑스포 주차장 등이 차량을 임시 적치했다. 이날까지 적치한 차량 대수는 모두 1만 6,0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아는 7일 700여명의 일용직 개별운송 운전기사들을 모집, 1,300여대의 스포티지와 쏘울, 봉고트럭 등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목포항으로 개별운송 방식으로 옮기고 있다. 수출항으로 직접 개별운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공장이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닥칠 수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관계자는 “광주 인근 적치장이 대부분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제는 목포항으로 직배송하지 않으면 공장 라인이 중단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아 광주 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기아의 손실은 물론이고 지역에 위치한 250여개 협력업체의 생산이 모두 중단될 수 밖에 없어 지역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기아는 목포항 직배송은 물론 추가 적치공간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또한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타이어 생산량을 30%에서 70%까지 감산한다고 밝혔다.

이에 광주공장은 7일부터 하루 3만 3,000본에서 8,000본으로, 곡성공장은 하루 3만 2,000본에서 1만본으로 각각 생산량을 대폭 축소한다.

금호타이어는 파업이 더 장기화 될 경우 휴업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호타이어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완성차 제조사에 타이어 공급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차 생산라인에 타격을 주는 도미노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