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눈 치우기? 그런 조례가 있어요?”

지자체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이면도로 주택가 등 제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가 시민들에게 제대로 인지하지못해 유명무실하다.

광주·전남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그 친지 수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도심 곳곳에는 눈이 쌓여있다. 녹은 눈이 얼어붙은 도로와 골목길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낙상 사고와 추돌 사고는 한 주 내내 잇따랐다.

실제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광주지역에 최고 40㎝의 폭설이 쏟아졌다. 하루 동안 내려 쌓인 눈을 의미하는 신적설량은 17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에 시민들은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워달라’는 민원 전화와 함께 제설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지만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실시해 보도, 골목길, 급경사지 등 제설 취약도로의 제설작업은 미흡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큰길은 시청에서, 작은 길은 구청에서, 골목길은 시민이’라는 원칙으로 제설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5개 자치구가 제정한 일명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건축물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건축물의 관리책임이 있는 자는 보행자나 차량의 안전한 통행 및 제설·제빙작업차의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도·이면도로 및 보행자전용도로·시설물의 지붕에 대한 제설·제빙을 해야 한다.

폭설 피해를 취재하기 위해 도심 곳곳을 다녔던 지난 일주일 동안 일반 시민들이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는 모습을 목격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는 강제성을 띠지 않는 권고적 성격의 조례이고 시민의식이 저조한 탓이었을까. 인터뷰를 진행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눈을 치우는 일이 귀찮아서가 아닌 해당 조례가 있는 지조차 몰랐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설차량 진입이 어려워 지자체 손길이 닿기 어려운 이면도로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시민들이 스스로 눈을 치우는 의식과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선제적 홍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