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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새해 던지는 화두, 광주·전남 통합과 지역정치 대변혁
2023년 01월 03일(화) 15:48
이용섭 전 광주시장
<특별기고>새해 던지는 화두, 광주·전남 통합과 지역정치 대변혁
이용섭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광주시장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발전하는 지역도 있고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지역도 있을 것이다. 역사는 준비된 자의 것이고 시간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광주·전남이 경제적 낙후와 인구 감소 문제를 극복하고 크게 도약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지역의 역사를 바꿀 큰 틀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나는 광주·전남 통합과 지역정치 대변혁을 제안한다.

‘지역국가’ 초광역경제권 구축

첫째, 광주·전남을 통합해 자생력과 자립경제가 가능한 지역국가(Region State) 개념의 단일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해야 우리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좋은 일터와 삶터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고 세계를 최고를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광주(146만명)와 전남(186만명) 각각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로는 수도권의 블랙홀을 막아낼 수 없고 경제적 낙후와 인구소멸의 문제도 극복할 수 없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대형 국책사업 유치와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도약은커녕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광주·전남은 천년을 함께 해온 공동운명체이고 동일 생활권이다. 통합할 경우 정서적 일체감 회복,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투자 해소뿐만 아니라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고 강력한 경제블록이 형성되며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가능해지는 등 그 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막대할 것이다. 특히 농축수산물 생산기지이며 항만과 2,000여 섬 등 천혜자원을 지닌 전남과 의료· 교육·문화·서비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춘 광주가 하나가 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공동 번영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자치단체의 초광역화는 시대정신이고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도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가 빠르게 5개 초광역권(수도권, 부산경남권, 광주호남권, 대구경북권, 대전충청권)과 3개 특별자치권(강원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앞서가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글로컬(glocal) 선도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2020년 9월 광주·전남 통합을 제안했으며, 그해 11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전격 합의문을 발표하고 광주전남연구원에 행정통합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사실상 무산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광주·전남 통합은 다음 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한 지역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일인 만큼 지역의 지도자들이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추진해가야 한다.

둘째, 광주·전남 대도약을 위해 시급한 또 하나의 과제는 지역정치의 대변혁이다.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이지만 지역정치는 매우 후진적이다. 자신들이 뽑은 국회의원 등 선출직에 대해 불만투성이다. 한마디로 경쟁구도의 부재와 과도한 일당 독점이 가져온 결과이다.

사실 영호남에 대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독점체제는 그간 많은 폐해를 초래해왔다. 공천만 하면 당선되기 때문에 유능함이나 경쟁력보다 공천기구를 장악한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편법과 밀실공천이 비일비재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당선된 정치인들은 시대정신이나 지역발전에 대한 통렬한 고민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결여된 채 오직 당과 실세에만 충성하다가 무능한 정치인으로 임기를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영남보다도 광주·전남이 더욱 심각하다. 시·도민들이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것이 아니고 더불어민주당이 임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광주에서 과도한 일당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인물 위주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광주도 살고 민주당도 살고 한국정치도 산다. 우선 유능하고 투철한 공직관을 가진 인재들이 지역의 지도자나 일꾼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이 열리고, 이들 선출직들은 지역발전과 시민의 삶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은 처음에는 텃밭이 약화되어 어려움을 겪겠지만 정책정당 수권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그간 호남은 역사성 때문에 민주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해왔지만 이것이 오히려 민주당의 개혁 동력을 떨어뜨린 측면도 적지 않았다.

선거구제 개편·제3당 출현

지역정치의 대변혁은 선거구제 개편, 정당설립 요건 완화와 건전한 제3당 출현, 시민의식의 혁신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광주 국회의원 선거를 예로 든다면 현재 8개 지역구에서 1명씩 뽑는 소선거구제에서 1개 지역구서 4명씩 뽑는 중선거구제로 개편하게 되면 정당 간에 치열한 인물 경쟁이 펼쳐지고 유능한 인재들이 정치권에 진출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건강한 제3당의 출현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지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묻지마 투표에서 인물 위주 투표를 하게 되면 민주당도 위기의식을 갖고 혁신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고, 광주도 보수·진보 정권에 상관없이 중단 없는 발전을 할 수 있으며, 한국정치도 고질적 문제인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시대를 선도해온 광주·전남이 한국 정치변화의 중심에 서야 할 때이다.

물론 광주·전남 통합과 지역정치 대변혁은 어려운 과제이고 적지 않은 갈등과 저항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대변혁의 시대에 생존과 도약을 위해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광주시장직을 마쳤지만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를 만들고 싶었던 나의 꿈과 열정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유능한 후배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하면서 새해 시작과 함께 화두를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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