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단절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저의 글이 동화 같은 다락방과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이자 문학평론가인 최원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의 수필집 ‘고요, 그후-아직 남은 그리움을 위하여’가 출간됐다. 지난 2019년 ‘어떤 숲의 전설’ 출간에 이어 3년만에 내놓은 신간이다.

최 작가는 책 출간 배경에 대해 “매년 책을 내오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책을 출간하지 못했다”며 “글을 쓰는 작가가 독자를 만나는 방법은 책을 내는 일이기 때문에 글로써 만나고자 생각했고 장기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최 작가는 오래전부터 다락이 있는 집을 갖고 싶었다. 최 작가가 꿈꾸었던 다락방은 동화 같은 꿈이 펼쳐지는 그런 공간이다. 지붕에는 작은 창이 나있어 맨 하늘을 볼 수 있고 음악을 듣고 글도 쓸 수 있는 비밀의 집 같은 곳이다.

최 작가는 책을 통해 마음 속에 숨겨둔 다락방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외부와 단절되는 세상과 그리고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마음속 다락방 문을 두드린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세상과의 단절, 그리고 급박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은 사람들에게 문학적인 여유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이를 위해 최근 3년간 최 작가가 일상을 살아오며 겪었던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책은 ‘어떤 부러움’, ‘뒹굴다 보니’, ‘지구의 숨비소리’, ‘별을 보고 싶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 총 5장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책을 통해 일상에 지친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다가도 바쁜 일상 속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여유를 전한다.

책 속에서 최 작가는 “부러움도 꿈과 같을 수 있다. 꿈을 다 이룰 수는 없겠지만 그 꿈을 목표로 쉬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야 말로 아름다운 것이다”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뤄 놓은 것을 바라보며 꿈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 행적에 부러움을 가지며 나도 그렇게 되고파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도전을 받게 된다”고 격려한다.

작가는 각박하고 숨막힌 삶 속에서 사는 독자들이 책을 통해 호화스러움 보다 작고 사소하지만 아담한 여유를 느끼길 소망하기도 했다.

최 작가는 “사람들은 슬픔 앞에서도 숫자를 세며 자신을 위로하기 바쁘다. 지금은 고요만 남아있다. 어쩌면 마음의 다락방도 그런 틈일지 모른다. 실내는 실내이면서 문을 달아 외부와 소통하는 것 그리고 그 문을 열면 안이면서 밖이 되는 것, 난 그런 것을 원했는지 모른다”며 “소통은 상대와 나의 이어짐이다. 왜 바쁜지도 모르고 왜 바빠야 하는지도 모르게 사는 내 일상에 스스로 빨간색 신호등을 켜본다. 내 마음의 다락방 문을 통해 놓쳤던 마음의 여유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최 작가는 1951년 나주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수필’로 수필, ‘조선문학’으로 문학평론 등단했다. 현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표작으로 ‘날마다 좋은 날’, ‘그냥’, ‘누름돌’ 등이 있으며 중학교 교과서 ‘국어1’.‘도덕2’, 고등학교 교과서 ‘문학 상’, 중국 동북 3성 ‘중학생 작문’ 등에 글이 실렸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