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2022년을 도약의 시기로 만들었던 선수도, 최고의 해로 보냈던 선수도 2023년 또다른 꿈을 꾸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각오를 새롭게 하는 때다. WBC와 청두하계유니버시아드,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광주·전남 스포츠 스타 선수들을 소개한다.



“이번 동계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부리그에서 광주의 경쟁력을 입증하겠습니다.”

프로 3년 차를 앞둔 광주FC 엄지성(21)이 ‘상위스플릿 진출’ 목표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팀의 K리그2 우승으로 시즌을 마친 엄지성은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낸 뒤 지난달 19일 팀훈련에 소집됐고, 지난 3일 태국 치앙라이로 이동해 2차 동계훈련을 소화 중이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부상을 입어 우승 세리머니에도 목발을 짚고 참여해야 했던 엄지성은 휴식기에도 재활에 몰두했다.

엄지성은 “왼쪽 발목 부상 때문에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강운동을 했다. 팀이 1부리그로 승격한 만큼 체력회복에 중점을 뒀고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준비된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엄지성은 금호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데뷔해인 2021시즌 3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프로 2년차인 지난해는 28경기 9골 1도움으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광주의 승격에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2년 차 징크스’도 삭제했다. 2022시즌을 알차게 보낸 엄지성은 가장 희망했던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엄지성은 “지난해는 나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2년 차 징크스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 정신적으로도 내가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이겨낼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2022시즌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부상도 잦아 전전긍긍한 시기도 있었고 이전 시즌보다 출전 경기가 줄었다. 그러나 엄지성은 향상된 경기력과 함께 목표로 삼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이뤄냈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데뷔해보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부족했던 부분도 보였다. 볼을 질질 끌어서 뺏기는 경우도 있었다. 감독님이 ‘공을 차지 말고 축구를 하라’고 늘 주문하셨는데 그 부분을 잘 캐치하지 못한 것 같다”며 “올해 1부리그에서 뛰어야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은 기회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부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팀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팀이 다 기대된다. 경쟁력 있는 선수들도 많고 팀마다 축구 스타일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맞춰서 준비할 것”이라며 “새 외국인 선수와 신인선수들도 들어왔기 때문에 팀의 조직력과 합을 다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부리그에서 다시 뛰게 될 엄지성에게 기대되는 또 다른 한가지는 태극마크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U-23대표팀에도 차출됐던 그는 지난해 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성인대표팀에 다녀왔다. 아이슬란드전에서 A매치 데뷔골도 기록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월반해 A매치를 경험한 것은 엄지성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을 법하다.

엄지성은 “대표팀 욕심도 있지만 우선 팀이 먼저”라며 K리그에서의 활약을 우선순위로 내세웠다.

‘공을 잡았을 때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엄지성은 “포지션이 공격수인 만큼 내년에도 골을 많이 넣고 싶다. 무엇보다도 이번 동계훈련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선수 같은 빠른 드리블과 슈팅 능력을 훈련을 통해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