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새해 광주시의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7월 개원한 제9대 광주시의회는 당초 우려와는 집행부 거수기 역할에서 완전히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시의원들은 각 분야에서 시정질문, 5분 발언, 예산 심의 등에서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시의회는 뭔가 다른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진다”는 응원도 쏟아졌다.

광주 발전과 시민 행복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조례 제정의 경우 열정과 혁신이 더해지며 빛을 발했다.

청년 대표 주자인 강수훈 의원을 비롯해 채은지·정다은·서임석·이명노 의원 등 젊은 초선의원들의 활약은 특히 돋보였다.

이들은 이른 아침 의정 연구모임을 시작으로 늦은 밤까지 의회의 불을 밝히며 ‘공부하는 의회, 일하는 의회’로 의회 문화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젊은 의원들의 열정·참신함과 재선 의원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조화를 이뤄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반면 인사와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각종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올해 시의회는 의정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을 손질에 나선다.

시민참여를 확대하고, 의회 독립성 확보와 일하는 의회 문화 정착 등을 위해 정책·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주요 골자다.

토끼는 큰 귀와 강한 뒷다리를 가진 동물이다.

큰 귀는 남의 말을 잘 듣는다는 의미를 지녔고 강한 뒷다리는 어떤 장애물도 힘 있게 뛰어넘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주시정을 이끌어 갈 동반자인 시의회는 토끼처럼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박차고 뛰어넘는 강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는 집행부 감시와 견제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새해부터는 지방정부를 경영하는 집권여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소통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한발짝 나아가는 검은 토끼와 같은 제9대 시의회의 새해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