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또래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저도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목적타를 때리려고 하기 보다는 ‘코트 안에 강하게 넣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프로 4년차’ 페퍼저축은행 미들블로커 최가은(22)이 팀 승리를 견인한 소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20 20-25 25-20 15-12)로 승리, 시즌 3승(24패)을 거뒀다. 창단 2시즌 만에 현대건설을 상대로 거둔 첫 승이기도 하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은 주포 니아리드가 블로킹 득점 2개를 포함해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36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고 주장 이한비도 15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큰 활약을 펼친 선수가 최가은이었다.

최가은은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7득점을 포함해 15득점(공격성공률 37.5%)을 올리며 경기 MVP(팡팡 플레이어)로 선정됐다. 앞서 지난 5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도 공격 성공률 57.14로 6득점을 올려 페퍼저축은행의 중앙을 잘 지켰다.

이날 경기장에서 만난 최가은은 “전날(9일) 배구 인생을 하면서 MVP를 받아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너무 기쁘다. 목적타를 때리려고 하기보다는 ‘코트 안에 강하게 넣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올 시즌 들어 파이널 세트까지 가서 이긴 경기가 없는데 선수들 모두 끝까지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2021-2022시즌 특별지명 선수로 페퍼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최가은은 지난 시즌 30경기 103세트를 소화했으나 131점(공격 성공률 30.4%) 세트당 평균 블로킹 0.37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범실은 63개나 됐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중앙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최가은은 팀 첫 승을 거둔 지난해 12월 31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8득점(공격성공률 30%)을 기록, 승부처마다 중요한 득점을 해내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최가은은 “(오)지영 언니에게 블로킹할 때 ‘늦어도 공을 따라가는 습관을 길러라’라고 조언을 받았다”며 “떨어진 볼이나 이단 볼 등 최대한 끝까지 공을 따라가서 적극적으로 블로킹을 하려고 했다. 연습할 때도 그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썼더니 리딩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들블로커 포지션에 이다현, 이주아 등 우월한 또래 친구들이 많아서 자극을 받고 있다. 다른 팀이지만 경기를 보면서 늘 동기부여 삼았고 존재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혜진의 부상 공백으로 최가은과 함께 미들블로커 주전을 맡고 있는 서채원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나도 경험이 많이 없지만 (서)채원이는 처음으로 주전을 뛰고 있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며 “다른 팀 미들블로커에 비해 부족한 점도 있지만 우리끼리 보완하려고 한다. 타이밍이나 손 모양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최가은은 5세트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 속에서도 ‘팬들의 응원’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원동력이라 밝혔다.

최가은은 “선수들도 5세트까지 가면 긴장되고 굳어있는 경우가 많다. 팬분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며 “원래 뒤에서 응원하는 소리가 잘 안 들리는데 이날 응원 소리가 많이 들렸고 ‘과감하게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가은은 “개인적인 목표는 공격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면서 “팀 목표는 10승이었지만 첫 시즌 목표로 내걸었던 5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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