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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줌 <72>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작품21

소극적인 남성의 순수한 첫사랑 세레나데
결국엔 짝사랑으로 끝난 관계
그리움·애절함 아름답게 표현
델핀 포토츠카 백작부인 헌정

2023년 03월 16일(목) 17:37
바르샤바 쇼팽 기념공원 쇼팽기념탑
현대의 피아니스트는 주로 기성 작곡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피아노를 직업적으로 연주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8세기나 19세기는 지금과 다르게 작곡자이자 연주가였다. 그들은 피아니스트이면서 지휘와 작곡도 하고, 자기 작품을 초연하면서 그들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고전시대 음악가의 대표적인 예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들 수 있고, 이후 낭만시대 멘델스존, 리스트, 쇼팽, 브람스 등 당대 많은 작곡가는 작곡과 연주를 동시에 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작품21은 피아니스트가 사랑하는 곡으로 꼽힌다. 이 노래를 작곡한 쇼팽과 곡의 탄생 비화를 소개한다.



◇쇼팽의 집안

낭만주의 시대 피아노 음악의 꽃을 피운 대표적인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Frederic Chopin, 1810~1849)은 그의 태생부터 남다르다. 그의 아버지 미하우(프랑스 태생)는 16세 때 폴란드로 이주하여 코시우츠코 독립운동에 폴란드 혁명군으로 가담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생계를 위해 귀족의 가정 교사로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당시 젤라조바 볼라의 스카르베크 백작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이 집에서 일하던 유스티나와 결혼해 둘째로 쇼팽이 태어났다. 미하우는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하며 집안에 음악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집이 살롱이 되어 많은 예술가들과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쇼팽의 음악적 재능은 이러한 가정 환경속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됐다.



◇10대 쇼팽

1826년 바르샤바 음악원에 입학한 쇼팽은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페라를 감상하며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당시 피아노 연주의 대가인 훔멜(Johann Nepomuk Hummel, 1778~1837)과 바이올린 연주의 장인인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1782~1840)의 연주를 감상하며 그들과 같이 뛰어난 음악가가 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그의 음악에 더욱 풍부한 감정이 그려지고, 새로운 피아노 기법을 개척하며 발전시켰다.

◇피아노 협주곡 작곡 배경

1829년 여름 쇼팽은 빈에서 피아니스트로 데뷔를 하고, 당시의 작곡가들이 그러하듯 자신도 피아노 협주곡을 만들어야겠다고 계획해 그해 9월 피아노 협주곡 F 단조(작품21) 작곡을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친구인 티투스 보이체호프스키(Titus Woyciechowski)에게 10월 3일 아래와 같은 편지를 보낸다.

“슬프게도 난 내 이상형을 발견했네. 최근 반년 동안 매일 밤그녀를 꿈에서 만나지만 난 아직도 그녀에게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했네. 그리고 그녀를 그리워하며 지금 작곡 중인 F 단조 협주곡의 아다지오를 작곡했네.”

이 협주곡은 당시 바르샤바 음악원 성악과 학생으로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워낙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향 탓에 이들의 관계는 발전할 수 없었고 결국 첫사랑이자 짝사랑이 되고 말았다. 초연은 1830년 3월 17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쇼팽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대 성황리에 성대한 공연을 마쳤다. 흥미롭게도 이곡은 자신의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작곡한 것임에도 델핀 포토츠카(Delphine Potocka) 백작부인에게 헌정됐다.

쇼팽이 생전 파리에서 사용한 피아노
쇼팽은 그의 첫 번째 협주곡을 3월 초연 후 그해 4월부터 두 번째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 그해 10월 완성해 자신의 연주로 초연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협주곡의 작곡 순서가 출판순서에 따라 협주곡의 번호도 바뀌게 됐다는 점이다. 즉 첫 번째 완성한 협주곡 F 단조가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Op.21)이 되고, 그 뒤에 작곡한 협주곡 E 단조 협주곡이 협주곡 1번(Op.11)으로 출판되었다. 아무래도 출판업자들에게는 피아노 연주기법이 더욱 화려하고 규모가 큰 피아노 협주곡을 먼저 출판해 더 많은 수익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F 단조 협주곡이 출판에서 밀리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는 두 곡(F 단조, E 단조)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한 곡을 선택하게 된다. 보통 많은 참가자는 규모가 더 크고, 화려한 협주곡 E 단조(1번)를 더 많이 연주한다. 유일하게 피아노 협주곡 F 단조를 연주해 우승한 피아니스트는 베트남 출신 당 타이 손이 유일하다.

쇼팽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1번에 비해 구성이 간결하고 연주 시간이 짧지만, 피아니스틱한 화려함과 폴란드의 리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연주기법 외에도 내적으로 애절함과 음악적 다양성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그의 초기작답게 피아노를 제외한 관현악 기법이 영글지 않은 풋풋함, 특히 2악장 라르게토는 첫사랑을 그리는 순수함과 극적인 감정을 표현해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절정을 담아내고 있다. 3악장은 폴란드 민속 춤곡인 마주르카풍 리듬을 주제 선율로 시작해 다양한 리듬 변형을 통해 민속풍의 춤곡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움과 애절함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애 즉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했다. 이러한 이유로 ‘피아니스트가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으로 꼽힌다.

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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