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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한자 공부를 하게 하자
2023년 04월 27일(목) 09:53
정기연 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이뤄진다. 부모나 교사의 경험을 자녀와 학생이 재구성하는 것이 교육이고 학습이며, 경험 재구성을 돕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다. 어떤 경험을 언제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교육학자 하비가스트(Havighurst, R.)는 일생을 6가지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시기에 고유의 발달 문제를 제시하고, 달성을 위한 교육의 역할을 명백히 밝혔다. 어느 시점의 나이에서 거쳐야 할 경험을 하지 못할 경우 다음 나이에서 학습하는 데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반드시 해야 할 경험을 하지 못하고 중학교 과정으로 간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경험의 총체)에서는 지적인 면에서는 문자의 이해와 암기 습득이다. 문자라고 하면 숫자도 있고 한글, 한자, 영문자도 있다.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말과 문학의 근원이 되는 한자는 한글전용이라는 고집에 뒷전으로 밀려 있다. 법적으로 2009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교장 재량으로 한자 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 교육은 빠져 있다. 자기의 이름을 한자로 지었는데 자기 이름을 읽지 못하는 한자 문맹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조상은 나무의 뿌리와 같으며, 조상의 이름이 한자로 기록된 것이 족보인데 족보를 읽지 못하는 후손에게는 조상이 없다. 이래야 하겠는가? 한자 문맹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에서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한자 병기(倂記)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것도 한글 전용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시행되지 못했다.

자녀 교육은 부모가 가정에서 먼저하고, 이어서 교권을 학교에 넘겨 학교 교사가 자녀를 학생으로 교육한다. 이러한 자녀와 학생이 글을 못 읽는 한자 문맹이 된 것에 대해 부모와 학교는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 차원에서 새로운 각성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 광주시·전남도 교육청에서는 2023학년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창의체험학습과정 편성지침에 학교장 재량시간에 한자 교육을 선택해서 하도록 시달했다. 따라서 학교장은 학교장 재량시간에 한자 교육을 우선 선택해 전교생이 한자에 대해 경험하게 해야 한다.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하려면 국어책을 전교생이 소지하고 있듯이 검인정 한자 교재를 학생들이 지급받고, 학교에서 지도한 방법대로 한자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을 교육감은 교장이 할 것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교장은 교사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교사들은 학교 교육은 학교장 책임이라며 교사가 한자 교육까지 할 수 없다고 서로 발뺌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거기에 소속한 학생은 한자 교육 없는 학교생활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이래야 되겠는가?

암기력이 가장 좋은 초등학교에서 암기해야 할 필수적인 것을 못 하고 실기한다면 후회만 따를 뿐이다. 광주·전남에는 지역 내 교직자들이 편집한 검인정 초등학교 한자 교재가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안순일 교육감 당시 한자 읽기 교재를 만들어 초등학교에 배부하고 한자 교육에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장휘국 교육감 재임 12년간 한자 교재는 폐품 쓰레기로 사라졌다.

지금 시중 서점에는 한자 공부를 독습으로 할 수 있는 교재들이 선보이고 있다. 한자 교재의 선택은 학교에서 선택사항이나 학생들이 쉽게 한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편집된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부모와 교사가 한자 문맹의 늪에서 벗어나 초등학교에서 창의적으로 한자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무책임한 책임 전가는 있을 수 없다.

발달단계에서 문자인식도가 가장 빠른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의도적으로 시행하여 한자 문맹을 구제해야 한다. 교육하는 가정과 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의 가장 효과적인 시기가 초등학교임을 알고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하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는 2023학년도 초등학교 교육계획에 전교생이 한자 교육을 하도록 요구하고, 초등학교는 교육과정에 한자 교육을 포함해서 지도하도록 해야 한다.

/정기연 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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