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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줌 <75>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고전시대 교향곡 소나타 형식…모차르트가 느껴지다
사실상 베토벤 두번째 협주곡
출판으로 2번과 순서 바뀌어
대규모 교향적 협주곡 선보여

2023년 04월 27일(목) 18:10
젊은 베토벤. 1795년, 그의 나이 24살 무렵 그림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 ~ 1827)은 그의 나이 12살에 작품번호가 없는 3개의 피아노 소나타와 드레슬러(Dressler) 주제에 의한 피아노 변주곡을 발표했다. 1795년 7월 ‘피아노 트리오’와 ‘피아노 소나타’를 연이어 출판하면서 작곡가로 사는 삶을 시작했다. 그의 삶에서 피아노의 위치는 매우 중요했고, 그래서 전 생애를 통해 32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해 변주곡과 바가텔 등을 출판하며 피아노를 중심으로 음악적 구조를 확장하고, 세워나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초기 작품의 고전시대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며 생애 말기에 가까워질수록 낭만주의 음악적 특징들을 들려주고 있다. 즉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고전 시대 서양음악의 형식을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

◇배경

베토벤은 총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하고, 이 밖에도 그의 초기작인 출판이 안 된 내림 마 장조(WoO 4) 피아노 협주곡 외에도 삼중 협주곡(Triple Concerto in C Major Op.56)과 코랄 환상곡(Choral Fantasy in C Minor Op.80), 바이올린 협주곡(Piano Concerto in D major, Op.61a)을 피아노 독주로 변형한 협주곡을 남겼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4번까지는 자신의 독주로 초연했으며 5번은 그의 제자인 체르니(Karl Czerny, 1791~1857)에 의해 초연됐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베토벤이 활동하던 당시는 ‘피아노포르테(pianoforte, 오늘날 피아노의 전신)’라는 악기가 발전하는 단계로 그의 말기에는 현대의 피아노와 거의 흡사한 피아노가 완성됐다. 피아노의 발전은 많은 작곡가로부터 피아노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 동기가 됐고,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역시 베토벤과 같이 다작의 피아노 소나타와 협주곡을 완성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3악장
◇구성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협주곡(1~3번)은 고전 시대 교향곡의 소나타 형식을 갖추며 오케스트라가 제시부를 연주하고 그 뒤 피아노가 주제 선율을 연주하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협주곡 양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 1번(1794~1795)은 사실상 그의 두 번째 완성된 협주곡이라 할 수 있다. 실은 그의 피아노 2번이 먼저 작곡(1793~1795)됐으나 출판이 늦어지면서 1번과 2번의 작곡 순서와 상관없이 출판 때문에 순서가 바뀐 셈이다.

작품의 초연은 그의 교향곡 1번 작품 21번과 더불어 1800년 부르크 극장에서 그의 연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현악5부와 클라리넷, 플루트, 오보에, 바순, 호른, 트럼펫, 팀파니까지 가세한 당시로서는 대규모 교향적 협주곡을 보여주고 있다.



-1악장 : Allegro con brio, C Major, 4/4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의 1악장은 제시부의 1주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2주제는 피아노 독주가 연주한다. 두 개의 주제는 대조적인 성격으로 힘차고 당당한 성격의 1주제와 서정적이고 우아한 2주제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모차르트의 협주곡과 비슷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화성적으로도 다장조의 으뜸화음(Ⅰ)으로 시작해 딸림화음(Ⅴ)으로 변형한 후 버금딸림화음(Ⅳ)으로 진행하는 전형적인 모차르트 협주곡 양식을 따르고 있다.

발전부는 내림 마 장조로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주제와 반주의 2대3 리듬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기본 조성(다장조)을 유지하며 임시표로 세 번(내림 마장조-내림 나단조- 바단조)에 걸쳐 왼손의 다양한 리듬변화(화음 진행 - 왼손의 3도 음정 진행-셋잇단음표 진행) 등을 보여주며 발전부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후 리듬의 변화를 통한 제시부의 주제가 재현부에 등장하며 카덴차에 이른다. 당시의 카덴차는 협주곡의 주제와 흐름에 맞게 즉흥적이면서 연주자의 기량과 독주 악기의 음악적 풍성함을 화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베토벤은 1악장의 카덴차를 총 세 개 남겼다. 이는 그가 의도하는 악장의 흐름과 전체 음악의 통일성을 깰 수 있다는 이유로 직접 카덴차를 작곡해 넣었다. 베토벤 이전의 협주곡과 베토벤 이후의 카덴차의 차이는 베토벤 협주곡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작품 15 자필 악보


-2악장 : Largo, A♭Major, 2/2

2악장은 3부 형식(A-B-A′)으로 협주곡의 조성인 다장조와 관계없는 내림 가장조가 특징이다. 화려한 1악장과는 달리 시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클라리넷이 두드러지게 사용되었다. 선율은 총주와 합주가 번갈아 가며 동등하게 나고 피아노가 두드러지지 않게 표현되었다. 마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화음 안에서 주제 선율을 노래하는 독창자와 반주자를 번갈아 가며 대화하듯 들려주는 선율을 들을 수 있다. 악장의 종지는 피아노의 세 번의 동형진행을 통해 두 파트가 마치 대화를 잘 마무리 하듯 페르마타를 통해 긴 여운을 남기며 끝낸다.

Conrad Graf between 1811 and 1818
-3악장 : Rondo. Allegro, C Major, 2/4

론도 소나타 형식의 3악장은 1 주제의 ‘A’, 2 주제 ‘B’, 발전부의 ‘C’로 구분할 수 있다. 구조는 7부분 형식의 큰 론도(A-B-A-C-A-B′-A′-Coda)로 소나타 형식과 많이 닮아있다. 당시의 협주곡이 그랬듯이 베토벤은 3악장의 주제를 피아니스트가 빠르고 경쾌하게 연주하고, 이어 오케스트라가 뒤따라 같은 주제를 연주하는 형태를 따르고 있다. A 부분의 1 주제 화성은 주로 으뜸화음(Ⅰ)과 딸림7화음(Ⅴ7)으로 구성하고 있다. 40마디 마지막 박자부터 2 주제 전의 경과구로 4마디씩 패턴을 이루며 전개되고 있다. B 부분의 2 주제는 사장조로 시작한다. 이음줄과 스타카토를 사용해 익살과 재치를 느낄 수 있다. C 부분은 A와 B에 제시된 1, 2주제를 변형해서 대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밝고 활기있는 이 주제는 레가토의 반음계적 선율이 세 성부로 구성되어 있다. 반복되는 론도의 주제는 변형과 조성의 변화, 반음계적 진행 등 다양한 발전을 거듭하며 베토벤의 음악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김성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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