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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5년간의 노력으로 일군 합격
2023년 05월 01일(월) 15:43
<화요세평>5년간 노력으로 일군 합격
황수주 광주북구청소년상담복지·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센터장님! 얘가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게임만 하는데 어떡하죠? 검정고시라도 보게 하고 싶은데 도통 움직이질 않아요”. 엄마와 모종의 거래가 있은 후 어렵게 센터에 엄마 손에 이끌려 오게 된 종현. 더벅머리에 슬리퍼 차림이다.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고 엄마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그날 이후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다섯 달이 지난 후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다. 아침 일찍 9시부터 종현이랑 방문을 하신단다. 그렇게 빨리 나오려다 또 아들이랑 다투면 안되니 천천히 나오라 했더니 괜찮단다. 심경에 변화가 있었다. 그렇게 엄마랑 센터 선생님이 얘기할 때는 듣기도 싫어하더니 너무 늦게 왔다고 한다. 조금 빨리 왔으면 지난 4월에 시험을 봤을텐데 안타까워 했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은 구속받기 싫어서 센터에서 안내하는 프로그램에 아예 관심이 없다. 그러다 3개월, 5개월, 6개월, 심지어는 2년 후에 연락이 오는 청소년들도 있다.

검정고시 준비 청소년 유형

우리 센터에서는 올해 4월 검정고시에 총 130명이 응시했다. 5명이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 결과가 곧 나온다. 센터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정말 다양하다. 목표로 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점수를 높여가며 체계적인 노력을 하는 꾸준한 노력형,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가기에는 한참 부족한 점수지만 벼락치기로 금방 올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자신만만형, 기초가 탄탄하나 의지가 없어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의지박약형, 기초학력 자체가 너무 부족하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의 학력부족형 등 다양한 특성을 보인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개개인의 특성을 감안하여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검정고시 학습반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반응은 처음 의지와는 달리 “선생님, 제가 생각했던 수업보다 어려워서 힘들어요.”, “저 처음부터 시작하는 부분은 다 알고 있어서 혼자 공부할게요.”,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못 나가요. 한번 빠지면 진도 따라가기 힘드니까 독학해볼께요” 등 시간이 갈수록 숫자가 줄어든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학습을 지원할까? 수업이 쉽다고 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속성반, 어렵다고 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기초반을 운영한다. 기초가 많이 부족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1:1 학습멘토링을 진행했다. 그 숫자가 10명을 넘었고 대부분 수업의 재미를 느끼게 됐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선생님들에게 칭찬받는 일이 많아지자 참여 청소년들도 자신감이 커졌다. 아르바이트나 학원 등의 이유로 학습반 참여를 못 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인터넷강의를 지원했다. 검정고시 3주 전에는 실제시험과 같이 모의고사를 진행하고 5개년 기출문제 모음집을 만들어 배포하며 오답정리 후 틀린 문제를 다시금 틀리지 않게 도와줬다.

우리 센터에서 5년 동안 검정고시를 준비한 청소년이 있다. 이제 갓 성인이 된 민수.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 느린 학습자이다. 검정고시가 1년에 2번 있는데 10번 가까이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민수는 학습반은 물론이고 1:1 멘토링을 1주일에 2~3번씩 꾸준히 받으며 인터넷강의도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인증했다. 센터에 처음 왔을 때는 또래에 비해 지적능력과 활동력이 많이 차이가 나 의기소침하고 좌절감도 컸었다. 하지만 센터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참여하고 조금씩 성장해나가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검정고시 또한 꾸준히 한 과목씩 부분합격을 해나갔다. 다행히도 이번 4월 검정고시 가채점 결과 전체합격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학습멘토’ 선순환 기대

가정법원에서 소년보호 2호 처분을 받고 센터로 연계된 철형. 처음에는 기초가 많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과연 검정고시에 응시나 할수 있을런지 걱정이 많이 된 청소년이다. 시작은 법원의 명령에 의한 반강제적인 학습반 참여였다. 하지만 학습반에 꾸준히 참여하며, 본인 스스로 점수가 눈에 띄게 향상되어 가면서 자발적으로 학습에 임했다. 특히 열성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던 한국사와 수학에서 놀랄만큼 점수가 크게 올랐고, 4월 검정고시에 첫 응시하였지만 가채점 결과 높은 성적으로 합격했다.

센터에서는 검정고시 학습 지원을 위해 학습멘토링을 중점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대학생들과 퇴직교사가 주축이 되고 있다. 가끔씩 우리 센터 출신 대학생들이 학습멘토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올 때가 있다. 자신이 학교 밖 청소년이였을때 멘토선생님을 보면서 대학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이러한 희망과 노하우를 똑같이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한다. 그 선순환을 이어갈 청소년들과의 만남이 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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