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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꽃 향기 넘실…황금어장 품은 '효자의 섬'

'황금어장' 봄 돔·가을 농어 한가득
주민 30여 명 밭농사 일구며 생활
지중해 휴양지 연상 '어업인 쉼터'

2023년 05월 11일(목) 14:09
효지도
효지도는 신안군 압해읍에 딸린 작은 섬이다.

행정 구역상 복룡 5리로 예전부터 섬에 효자가 많아 효지도다. 섬의 형태가 소를 닮아서 우관도(牛串島)로도 불렸다.

1500년경 인동 장씨가 처음으로 섬에 들어와 터전을 잡았으며, 마을은 섬의 한 가운데 자리한다.

바다로 에워싸였으나 간척사업으로 논과 밭을 만들었다.


마을전경

섬 두 곳에 작은 규모의 집들이 모여 있다. 효지도는 14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농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밭농사를 일구며 살아간다. 한때 김양식도 성행했고 천일염 생산도 활발했다. 무려 8정의 염전이 있을 정도로 활기를 띄었다.

마을 뒤쪽에 자리한 굴박산은 낮지만 넓다.


산 중턱의 우물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아 섬의 자랑거리다. 예전에는 물탱크에서 펌프를 연결해 가가호호 공급할 정도였다.

굴박산 구렁이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큰 구렁이 한 마리가 가난한 세 식구를 위해 먹을 것을 가져다주곤 했다는 이야기다.

착한 일을 도맡아 해, 병들어 죽자 주민들은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 묻어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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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지도는 압해읍 복룡 4리 나룻가 선착장에서 작은 도선 ‘효지호’가 하루 6차례 오가며, 선착장 여러 곳에 접안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실뱀장어잡이 배, 낚시 배 등 30여척이 정박중이다. 바다 곳곳에 떠 있는 좌대가 눈길을 끈다.

낚시에 여념이 없는 강태공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바다 위로 압해읍과 무안군을 잇는 김대중 대교가 멋스럽다.

인근 바다는 황금어장이다.

봄에는 돔, 가을 농어 등 계절을 달리해 한가득 잡힌다. 좌대는 1인당 2만5,000~3만원이 빌릴 수 있다.

단체를 위한 크고 넓은 좌대(일명 펜션)는 4명 기준 20여만원 안팎이다.
어업인 쉼터

효지 선착장에 닿자마자 어업인 쉼터가 눈에 들어온다.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건물로, 신안군의 23번째 어업인 안전쉼터다.

지난 2021년 지어진 쉼터는 당초 예상 사업비가 1억 2,000만원이었으나 강풍과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설계해 조성했다.

군비를 추가로 투입, 총 2억4,000만원으로 튼튼하고 편안하게 완성했다.

소외되고 낙후될 우려가 있는 작은 섬일수록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신안군의 정책이 돋보인다.

건축면적은 50.40㎡으로 여객선 대합실과 휴게실, 남·여 화장실 2개를 갖췄다. 폭 3m가 넘는 넓은 창에 벽채는 흰색, 지붕은 코발트블루 색으로 마감했다.

예전의 넓은 염전 자리는 태양광 모듈이 차지했다. 마을로 향하는 길은 왼쪽으로 놓였다.

반대편은 방조제 길이다. 길은 투박하다. 곳곳에 갈대가 바람에 나부낀다.

지난 1994년에 문을 닫은 압해초등학교 효지분교 터는 거의 형태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잡목이 뒤덮었다.

1970년대 한때 분교 학생수가 50명을 넘기도 했다.

효지호의 송영신 선장(70)이 몇 개의 우편물을 오토바이에 싣고 앞질러간다.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복룡 4리에서 우편물을 가져와 직접 배송한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송 선장은 14년 전에 이곳에 들어와 정착했다.

길 따라 설치된 몇 몇 비닐하우스 안은 농기계들이 잠깐 멈춰 섰다.

효지교회

박테기 꽃이 활짝 핀 효지교회는 1996년에 들어섰다.

바로 옆, 높이 솟은 종탑도 30여년을 함께했다.

마을 초입에서 만난 전영길 이장(80)은 “효지도는 대부분 주민이 80세를 넘었다. 최고령자는 86세, 가장 젊은 사람은 56세다”고 설명했다.

전 이장은 “마을은 우대미(윗동네), 아대미 (아랫동네)로 노약자들이 많아서 논농사는 엄두도 안난다”면서 “주로 마늘, 콩, 깨, 고추 등 밭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마을 어귀의 화려한 꽃들이 무리지어 반긴다. 주황색 금잔화, 보라색 버베나, 꽃 잔디가 앞 다퉈 피었다. 뿌리를 드러낸 팽나무는 금세라도 쓰러질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붉은 빛이 도는 황토밭을 지나면 집 앞으로 길이 놓였다.

터널에 심은 고추를 돌보는 노부부가 “어디서 오셨소?” 물으며 환하게 웃는다.

코끝으로 알싸한 마늘 냄새가 날카롭게 스친다. 경작 중인 밭 둘레로 올망졸망 엮어 놓은 울타리가 곳곳에 눈에 띈다.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서다.
효지경로당

특이하게 섬의 유일한 경로당은 민가와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신발 4켤레가 경로당 문 앞에 나란하다.

달리기운동, 자전가 타기 두 개의 운동 기구도 설치돼 있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 촘촘한 대나무 숲을 지나야 한다. 잎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담벼락에 기대어 오른 유채꽃이 바람 따라 제 멋대로 흔들린다. 꽤 넓은 수로에는 물이 제법 찼다. 햇빛을 받은 물결이 반짝거린다.

지난 온 집들마다 사람의 흔적이 없다. 안타깝게도 사람이 사는 곳 보다 폐가, 공가가 더 많은 섬이다.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긴 담장은 허물어지고 주춧돌은 곧 무너질 만큼 위태롭다.
마을 우물터

그나마 우물터는 잘 보존 중이다. 박복용의 선덕비, 효행비도 만날 수 있다.

골목길은 여느 시골길과 다를 바 없이 고즈넉하다. 이미 져 버린 벚꽃 길을 스쳐 방조제 길로 걸음을 옮긴다. 산불조심 방송이 마을에 울려 퍼진다.

방조제 앞 좁은 바닷길 사이 드넓은 자리는 독살로 보이지만, 사실은 폐 염전이다.

효지도에는 지난 1956년 하나지 방조제와 1958년 우간촌전지구 방조제가 각각 놓였다.

하나지 방조제는 길이 400m, 높이 2.5m로 바다 너머 보이는 복룡 4리 마을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다.

바다의 조류나 파도, 또는 쓰나미로 부터 주거 지역과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 축조됐다.

우간촌전지구 방조제의 길이는 470m로 바다로 된 갯벌을 막아 간척지를 조성했다.

수혜 면적은 6㏊에 이른다. 논과 염전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효지도 사람들에게 생활 터전을 내줬고 풍요를 꿈꾸게 했다.
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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