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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의 안전 배달

장태열(안전보건공단 전남본부 경영교육부장)
이륜차 사망사고 매년 증가
배달문화, 배려와 협조 필요

2023년 05월 18일(목) 16:54
장태열 부장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비대면 소비 확대라는 새로운 사회 양상을 보여줬다. 가장 큰 변화는 이륜차 배달 수요의 급격한 증가인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수용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자주, 더 다양한 음식을 배달시키게 된 것이다. 큰 식당부터 소규모 개인카페까지 ‘배달 가능’이라는 문구가 안붙은 곳이 없었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우리집 문만 열면 내가 원하는 맛집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편리하면서도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소비자들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라 배달 주문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편해진 만큼 누군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바로 ‘배달종사자’다. 늘어난 배달 건수, 장시간 노동 등으로 인해 더 많은 사고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많은 배달종사자가 배달을 하던 중 사고로 다치거나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 주로 사용되는 이륜차인 오토바이는 좁은 골목을 포함해 모든 길을 주행할 수 있고, 유지비용이 적어 배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신체가 노출된 상태로 운행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넘어지기 쉬워 크고 작은 사고위험이 뒤따른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신호 준수, 정속 주행 등 안전운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2022년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이륜차로 인해 52명이 목숨을 잃고 6,339명이 다쳤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매월 4명이 넘게 사망하고, 520명이 넘게 다친 것이다. 그 전년도인 2021년과 비교해 보면 사고재해자수는 약 24% 증가한데 반해 사고사망자수는 약 80%가 증가했다. 이륜차가 주 수단인 퀵서비스업에서 사고사망자가 무려 210%나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와 맞물려 급증한 배달건수, 과도한 배달량을 소화하기 위해 배달종사자의 직접 고용이 아닌 배달대행업체를 통한 간접고용형태에서 과속운전, 신호위반 등으로 인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륜차 산업재해는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결부되어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 확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륜차 사고는 주로 ▲이륜차 또는 상대차량의 신호위반 등 불법행위 ▲운전자의 전방주시 미흡 ▲빗길, 눈 등 위험한 노면 상태 ▲고객 또는 사업주의 빠른 배달 강요 및 배달 건당 받는 수수료 체계로 인한 무리한 과속운행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러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배달을 겸하는 사업주는 배달담당 노동자의 이륜차 면허를 확인하고, 교통법규 및 배달구역 내 위험구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배달 시 승차용 안전모 등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토록 지급·관리하고, ‘시간 내 배달 재촉’을 금지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업주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직접 이륜차를 운전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수칙 준수도 필수다. 배달담당 노동자들은 관련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한 후 운전을 해야 한다. 과속 금지, 횡단보도 통행 및 보도운행 금지 등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고, 운행 전·후 이륜차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이륜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보공유 플랫폼인 ‘이륜차 배달 플랫폼 재해예방 시스템’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배달종사자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배달 플랫폼과 연동해 사고 다발구역 접근 시 알림 기능, 안전배달시간 조회,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추천 교육영상 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이륜차 배달업체 8개사, 택배업체 1개사에서 사용하고 있고 사용업체 및 사용자 대다수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더 많은 배달종사가가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업주와 배달종사자의 안전수칙 준수만큼이나 주문을 하는 고객인 우리들도 잊지 말고 실천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상대방의 안전에 대한 배려’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왜 빨리 안오냐” 같은 재촉전화를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업장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총알배송’, ‘로켓배송’과 같은 단어가 아직도 우리나라 배달문화를 대표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빨리빨리’가 아닌 ‘조심조심 안전하게’라는 배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의 배려와 협조가 필요하다. 안전한 배달을 위해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린다면 이륜차 사고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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