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윤진철 명창과 판소리 고법 보유자 박시양 명고가 오는 9일 오후 7시 광주 북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전수생들과 함께 공개행사를 개최한다.

윤진철 명창은 김홍남 선생, 김소희 전 보유자, 정권진 전 보유자에게 적벽가,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등을 배웠으며, 특히 보성소리 적벽가를 올곧게 계승해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박시양 명고는 김성권 전 보유자에게 사사했으며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고법) 전승교육사로 인정돼 고법 전승에 힘써 오다 2021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고법)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이번 공개행사는 두 보유자가 연합해 ‘동행’이라는 주제로 전수자들과 함께 판소리 ‘적벽가’를 선보이는 무대다.

윤진철 명창과 박시양 명고의 인연은 80년대 전남대 재학 시절부터 이어진다. 국악반 동아리에서 만나 소리와 북으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청암 김성권 전 보유자 밑에서 함께 고법을 수학한 1대 전수자이자 이수자다.

고수인 박시양이 청암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소리북 학습을 했다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나 소리꾼 윤진철이 같은 스승을 모셨다고 하는 대목은 좀 이상하지만 그만한 사연이 있다. 윤진철 명창이 자신의 스승인 정권진 보유자가 타계하고 난 후 방황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여겨 제자로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김성권 전 보유자와 정권진 전 보유자는 젊은 시절 함께 소리 독공을 하기도 했으며, 서로를 너무도 잘 이해했던 중국 춘추 전국시대 ‘백아와 종자기’와 같은 사이였다. 그런 이유로 절친의 제자인 윤진철을 제자로 받아들여 소리북을 핑계 삼아 소리의 방향을 일러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40여년의 인연이 지금에 이르러 한 사람은 소리로, 또 한 사람은 고법으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두 스승이 그러했던 것처럼 지음지교(知音至交)의 무대를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통해 선보이게 됐다.

/최진화 기자

박시양 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