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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줌<78> 브람스 피아노 5중주

교향악처럼 풀어낸 브람스의 대표적 실내악곡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타나
현악 4중주 어우러지며 탄생
뮤즈 클라라 슈만 조언 영향
음악에 대한 신념·열정 담겨

2023년 06월 15일(목) 18:34
브람스 오중주 1악장 자필 악보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날씨, 아침과 낮 간 일교차와 변덕스러운 일기 가운데 잦은 비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자연의 순리이자 우리가 순응해야 하는 자연의 원리일 것이다. 이런 날씨 가운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감기에 걸리는 계절이 봄과 여름 사이인 듯하다. 음악에서도 분명 실내악곡이지만 실내악곡 같지 않고, 교향악적인 성격의 곡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교향악적인 곡이 실내악 같은 성격을 지닌 곡도 있다.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가 아마 전자의 경우에 해당 되는 작품일 것이다.



◇음악적 재능

1833년 5월 7일 독일 항구도시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는 호른과 더블베이스 연주자인 어버지에게 자연스럽게 음악을 배우게 되고, 11살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어렸을 때 완성한 작품들은 모두 파기되어 오늘날 들어볼 수 없다는 점이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그는 술집, 식당을 전전하며 피아노를 연주하고, 피아노 레슨을 하는 등 집안의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성실하게 살았다.

1853년 그의 음악 인생에서 의미 있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Joseph Joachim, 1831~1907)을 하노버에서 만나 연주 여행하며 바이마르에서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를 만나게 된다. 또한 요아힘은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에게 편지를 쓰며 브람스를 소개했다. 그리고 이들의 역사적인 만남은 뒤셀도르프에서 이뤄졌다.

슈만은 젊은 브람스의 음악적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자신이 편집장으로 일했던 음악신보(Neue Zeitschrift fur Musik)를 통해 전 유럽에 브람스를 알렸다.

이러한 영향으로 브람스는 1857년부터 데트몰트 궁정에서 피아니스트로 일하게 되고, 1859년부터 1862년까지 함부르크에서 합창단을 지휘하며 합창곡들을 작곡했다.

브람스 생가


◇5중주의 탄생

1864년 여름에 작곡한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는 원래 1862년 2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2대의 첼로를 위한 ‘현악 5중주’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제로 1862년에 작곡한 현악 5중주의 원본은 유실되었고, 클라라 슈만(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 1819~1896)의 조언에 따라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작곡했다.

1863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버전(op.34b)은 브람스와 리스트의 제자인 카를 타우지히(Karl Tausig, 1841~1871)에 의해 초연됐다. 그리고 동일한 작품은 피아노와 현악 4중주 버전이 더해져 오늘날 피아노 5중주 버전(op.34)으로도 많이 연주된다.

초연은 1866년 6월 22일 라이프치히 음악원에서 피아노 5중주로 선보였다. 출판은 브람스가 작품의 형식과 유기적인 관계를 고민한 후 1872년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놀랄 만큼 훌륭하고, 열정이 넘친 두 대의 피아노 편성이 압도적인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것은 소나타는 아니고, 꽃과 과일을 담은 그릇처럼 그 악상을 오케스트라 전체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해야 합니다. 멋진 여러 가지 악상이 피아노에서 흩날립니다.”

초연 후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위와 같은 편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두 대의 피아노 작품에 멈추지 않고 피아노와 현악 4중주가 어우러진 피아노 5중주 버전이 완성된 것이다.

요하네스 브람스
실제 이 작품은 슈만의 피아노 5중주 작품 44(1842년 작곡)와 비슷한 구조를 보인다. 빠르고-느린-스케르초-빠른 악장 구성의 형태를 브람스는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실제로 이 두 작품은 슈만과 브람스의 대표적인 실내악 작품이면서 낭만주의 시대의 뛰어난 실내악 문헌 중 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작품은 단순하게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의 한 곡으로 간주하기에 뛰어난 악장 유기성과 음악적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게다가 브람스 음악이 가진 중후함과 스케르초 악장은 열정적인 생동감, 느린 악장의 심오한 음악적 선율과 화성 진행, 마지막 악장의 치밀한 구조적인 음악적 밀도는 가히 브람스의 음악적 요소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브람스 음악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떤 작품에서나 그의 신중한 성격과 음악에 대한 집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피아노 5중주에서 그의 음악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다섯 명의 음악가가 만들어 내는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는 브람스 교향곡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색과 구조를 마치 교향악처럼 풀어내고 있다.

/김성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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