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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면 ‘삶으로 체감하는 복지’ 된다
2023년 06월 30일(금) 11:09
박미정 광주광역시의원
가사노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면 ‘삶으로 체감하는 복지’ 된다

산업화는 가사노동의 분산과 해체의 과정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저출생과 고령화’를 부르고, 일상생활의 기본단위인 가족, 마을과 골목 등 텅 빈 생활공동체를 야기했다. 돌봄노동에 대한 소외와 배제가 만들어낸 당연한 현상이자 과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글 박미정 광주광역시의원
출처 아이클릭아트
산업화로 인한 기술혁명은 생산노동과 재생산노동(비생산노동)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공식적 노동시장에서 자본의 효율성만을 강요해왔다. 노동과 자본의 개발과 성장에 갇혀 생명과 안전의 근본인 ‘돌봄’을 터부시하거나 애써 외면하기도 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은 가사노동을 기계가 대신해 주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으나 여성들 · 주부들을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생산노동시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능력을 갖추지 못해 집안의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만 강화되시켰다.

그러면 가사노동을 생산노동으로 보고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2018년 10월, 가사노동을 시장가격으로 환산하려는 최초의 공식적인 시도가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통계청은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2014년 기준 연봉으로 계산할 경우 ‘무급’ 가사노동의 1인당 시장가격은 710만 8000원, 이를 전체 국민으로 계산하면 360조 7300억 원이었다(여성은 272조 4650억 원, 남성은 88조 2650억 원). 이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4.3퍼센트에 해당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림자 노동으로서의 가사노동의 성격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돌봄-노동-자본의 삼각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텅빈공동체’를 초래했다.
가사노동 소외와 배제가 ‘저출생-고령화’라는 사회적 위기를 초래했다 생각한다. 이를 인정하고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지불은 가사 노동을 통해 생산되는 노동력만큼의 가치를 갖기 때문에 생산노동과 동일하게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재생산노동의 최종 수혜자는 자본이므로 총자본의 대변인인 국가가 (전업)가사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해야 해야 한다는 『혁명의 원점』의 저자인 실비아 페데리치의 주장은 상식이다. 이러한 주장에 기반을 둔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지불운동’은 1970년대부터 여성운동에서 주요 화두였지만 아직도 가정 내에서든 사회적으로든 재생산노동은 무보수의 하찮은 집안일로 치부하고 있다.
맞벌이가 늘면서 가정 내 가사노동 분담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유급가사노동자를 고용하여 육아 등의 가사노동을 맡기는 집단이 늘면서 유급가사노동자에 대한 논의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무급재생산노동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국가에서도, 시민사회에서도 노동능력을 상실한 노인과 아이들의 돌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더 절실히 요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 사회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기초노령연금과 장기요양 보험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돌봄은 가사노동의 사회화는 ‘복지’의 또 다른 구체적인 실체이다. 복지는 단순히 국가에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확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복지가 축소될 경우 결국에는 복지의 영역을 자신의 노동력으로 메워야 하는 무수한 무급가사노동자들의 희생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돌봄노동 가사노동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축소된 복지를 변화시켜 보자. 돌봄 노동 즉, 가사노동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관계’의 노동이며, 존중과 배려가 내재 된 인간에 대한 예의임과 동시에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예의·염치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우리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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