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광복 78주년, 8·15를 5·18로 읽다

문상필 광주공동체 상임대표

2023년 08월 15일(화) 15:47
서로 거꾸로 읽으니 그렇다. 두 날은 전혀 다른 성격의 역사인데 왜 이렇게 선명하게 거꾸로 눈에 들어오는가 아이러니다.

그런데 8·15가 5·18로 읽혀지는 내 눈이 이상한 것일까?

밟히는 문제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민족은 광복을 맞았으나 선열들이 바친 고난의 희생들이 여전히 빛나지 않았고, 시민은 죽음을 불사하도록 용감했으나 처절한 희생이 보람으로 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불편한 현실의 조합들이 나를 이상하게 뒤흔든 것이다.

사실, 일제에 부역했던 반민족행위자가 역사적으로 청산되지 않았다. 청산되지 않은 이유는 많겠지만 더 힘든 것은 역사는 그 뒤로도 계속 유사 부역 문화로 반복되었다. 오류를 범하게 만든 근본일 것이다. 불온한 독재로 무너진 역사, 천박한 금권과 유착한 경제적 담합,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한 불의한 언론, 유착 패밀리로 대를 잇는 교육 이권, 법조 카르텔까지 진화를 거듭 해온 부역은 모순의 딜레마로 성장했다.

5·18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총칼을 든 군인들에 맞서 의로운 시민들의 봉기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총을 들고 자위권을 행사했는데도 폭도로 내몰았다. 8·15는 36년간 일제의 강제 점령으로부터 민족의 광복을 맞은 날이다. 긴 시간 국민은 갈라지고 주권은 유린되었다. 그 훼손은 그냥 시간이 지나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만주 청산리에서, 천안아우내장터에서, 상해임시정부에서 처절하게 맞서서 얻어진 해방의 그날이다.

두 날의 공통점은 국가를 구성하는 3요소인 국민, 영토, 주권이 바로 세워지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보여준 영광의 날이었다. 5·18은 독재세력에 맞서 국민이 주인이겠다는 선언의 날이었다면, 8·15는 오롯이 주권을 찾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회복한 날이다. 이 3요소 중 주권회복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주권은 그냥 주어진 권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명시된 그대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주권은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이 누려야 기본적인 기본권이다. 우리는 주권을 유린당한 역사를 아프게 경험했다. 일본 식민지 침탈로 빼앗긴 권리는 엄청난 비극의 역사를 쓰게 했다.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의 영광을 얻었으면서도 태극기를 사용할 수 없었고, 다른 나라와 정상적인 교류를 할 수 없었다.

올 3·1절에는 일장기를 내건 가정이 있어 언론을 시끄럽게 했다. 대한민국 안에서 자유롭고 정의로운 문화를 누리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다. 하지만 명백하게 국가 구성의 3요소가 말하고 있듯이 주권을 위협하는 일은 꼴불견의 문제를 넘어 국익을 해치는 반민족적 행위이다. 이런 행태를 보면서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어떤 법적 조치도 가할 수 없다는 현실이 통탄스럽다. 이를 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가르침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민족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민족열사들의 후손들은 빈민수준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5월 광주를 지킨 사람들도 정신적 경제적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복회원이나 민주화 피해자를 우대조치하기 위해 전국의 철도·시내버스 및 수도권전철의 무임승차와 고궁 및 공원에 무료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예우가 필요하다. 그 분들이 욕되지 않도록 한일관계를 이끄는 일이다. 국민의 주권을 소중히 존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