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이 복잡·다양화되면서 예기치 않게 시민이 불편해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오히려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더 많아지는 반면 그 처리를 담당하는 기관에서는 시민들의 요구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지 못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고충민원 대부분이 장기간 반복되는 고질 민원이고, 불합리한 행정제도 개선 역시 업무를 담당하고 처리하는 곳에서 해결책까지 내놓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걱정은 좀 더 줄어들 것 같다. 왜냐구요? 광주시는 1년 전부터 전국 최초로 고충민원 해결사인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옴부즈만 설치·운영으로 민원처리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실제로 북구에 사는 A씨는 20년 넘게 시내버스 회차지 때문에 소음피해를 호소해 왔다. 참다못해 광주시의 민원해결사인 행정옴부즈만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행정옴부즈만은 신청인 고충과 관련부서 의견을 청취한 후 버스노선 운영체계 조정과 함께 회차지 이전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소관부서는 회차지로 인한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노력을 지속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대체 회차지 확보를 추진하고, 주변 여건 및 주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시내버스 노선개편 안을 마련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 내용은 광주시 행정옴부즈만 고충민원 처리의 한 사례다.

행정기관의 존재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놓여 있는 일을 처리하는 곳이 아닌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손톱 밑 가시’를 제거했을 때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조그마한 부작용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작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민의 편에 서서 작은 소리도 크게 들을 때 정책의 신뢰도는 배가 되는 법이다.

2022년 광주시에 접수된 민원만 해도 4만0,365건으로 이중 고충민원은 7,873건에 달한다. 고충민원은 공직자 입장에서 보면 법과 규정에 따라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하겠지만, 민원인 입장에서 보면 그 민원이 인생이 걸린 중대한 문제일 수 있어 공직자에겐 민원처리 과정에 더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행정옴부즈만은 민원해결 과정에 신뢰와 공감이 가도록 업무처리 4대 원칙을 정했다. 업무처리 행정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 민원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심의 절차, 그리고 신고인이 노출되지 않는 비밀보호 의무 준수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행정옴부즈만은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기 위해 민원인의 고충과 관련된 사안의 조사·처리·평가뿐 아니라 고충민원의 합의·조정, 시정권고, 의견표명, 제도개선 권고도 함께 수행한다.

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실태조사와 평가, 국내외 권익구제기관·단체와의 교류·협력, 관련기관 직권조사 등 고충민원 관련 다양한 업무도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등을 통해 행정옴부즈만은 2022년도 중앙정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만점을 받은데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최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책의 완성은 시민의 손에 달려있는 만큼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매몰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시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내기 어렵다.

앞으로도 행정옴브즈만은 시민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보루)으로서 행정영역과 시민입장에서 충분한 가교역할을 통해 광주시 민원해결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