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젊은 음악가 낭만적 환상과 문학적 상상력 담겨

뮤직 줌 84-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여배우 해리엣 스미슨 그리며 작곡
고전음악 형식, 독창적으로 확장 완성
낭만주의 음악 이정표 된 혁신적 작품

2023년 09월 07일(목) 17:56
해리엣 스미슨을 그린 인물화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1869)의 환상 교향곡(Symphonie Fantastique) 작품 14는 낭만주의 음악의 이정표가 된 혁신적인 작품이다. 교향곡이 아닌 ‘환상 교향곡’이라는 부제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문학적 아이디어를 반영한 19세기 낭만주의 표제음악의 이정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환상교향곡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음악적 특징에 대해 소개한다.



◇작곡 배경

셰익스피어의 열성적인 팬이었던 베를리오즈는 1827년 파리를 방문한 영국 극단의 ‘햄릿’에서 오필리어 배역을 맡은 여배우 해리엣 스미슨(Harriet Smithson)에게 반했다. 하지만 무명의 작곡가였던 자신에게 관심조차 없는 그녀의 태도에 상심하게 된다. 베를리오즈는 그녀를 생각하며 환상교향곡을 작곡했다. 1830년 ‘어느 예술가의 생애의 에피소드’ 2부작 중 1부인 ‘환대교향곡(Grande Symphonie Fantastique en cingparties Op.14)’을 작곡하고 1832년 모노드라마 ‘렐리오 삶으로의 귀환(Lelio, Or le retour a la Vie, Op.14b)’을 2부로 완성했다.



◇음악적 특징

환상교향곡은 베를리오즈 해리엣 스미슨에 대한 마음의 열정이 최고조에 달할 때 작곡됐다. 그녀를 상징하는 하나의 선율 주제가 고정악상(idee fixe)이 됐다. 고정악상은 낭만주의 큰 규모의 작품을 하나의 주제를 통해 통일감을 주고, 주제의 축소나 확장 등 다양한 형태의 변형을 통해 음악적 유기적 연관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영향은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1883)의 시도동기(주요 인물이나 사물 또는 특정한 감정 상징)와 프랑크(Cesar Franck)의 순환형식(Cyclic form)에 영향을 주며 발전했다. 주제를 반복 사용해 작품의 진행을 암시하고, 통일감을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리엣 스미슨을 상징하는 ‘고정악상’은 각 악장마다 등장하고, 5개 악장을 유기적으로 발전시켜 교향곡의 통일성을 들려준다. 베를리오즈의 상상력만으로 작품을 확장한 것이 아닌, 당시로서 파격적인 관현악 편성을 사용했다. 2관 편성의 고전주의 관현악 기법에서 탈피해 하프와 튜바를 각각 2대씩 사용하거나, 4대의 바순을 편성하고 두 편성의 팀파니, 활의 등 쪽을 연주하는 콜레뇨(Col Legno)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구성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작품 14’는 5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 ‘몽상과 열정’은 지친 젊은 음악가의 영혼과 동경하는 여인을 만나는 환희와 그리움을 묘사하고 있다. 목관의 도입음과 약음기를 사용한 바이올린의 우울한 선율은 마치 베를리오즈의 심경을 그리듯 표현하고 있다.

이후 활기를 되찾은 선율은 감정의 기복을 나타낸다. 연인을 상징하는 고정악상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선율에 의해 나타나고, 악장의 종지는 변경종지로 종교적인 위로(Religiosamente: 경건하게)라고는 표기를 통해 지속되는 화음을 사랑과 고뇌를 체념한 듯한 코다로 만들고 있다.

2악장 ‘무도회’는 기존 고전 교향곡에서 두 번째 악장으로 사용하는 스케르초나 미뉴엣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 왈츠를 사용해 무겁고, 기복이 심한 악장에 이어 무도회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묘사한다.

3악장 ‘전원풍경’에서 등장하는 잉글리쉬 호른과 오보에 이중주는 여름밤 두 명의 시골 목동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목가적인 선율은 플루트와 바이올린으로 발전돼 새 소리를 묘사한다. 여기에 팀파니의 천둥소리, 주인공의 심리는 나타내는 클라리넷 등 악기마다 인물의 심리와 특징을 찾아 적절하게 묘사해 마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연상케 한다.

4악장은 ‘사형장으로 행진’이다. 주인공은 그의 여인을 죽이고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꿈을 꾼다. 우울하고, 격렬한, 그리고 엄숙하면서 화려한 행진곡 풍을 담아내고 있다. 불안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팀파니의 리듬과 혼의 선율로 표현된다. 단두대의 묘사는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매우 세게의 악상으로 표현되고 악기의 선율은 확대돼 절정에 다다른다. 이후 고정악상이 클라리넷에 의해 노래하다 오케스트라가 단두대의 칼이 떨어지는 광경을 묘사하듯 그 선율을 자른다.

5악장은‘마녀들의 연희의 꿈·마녀들의 론도’다. 주인공은 마녀의 모임에서 주인공을 매장하려고 모인 괴물, 마술사, 유령에 둘러싸여 있게 된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고정악상은 괴기하고 섬뜩한 선율로 변화되어 악마의 축제에 참여한다. 죽은 자를 위한 종소리가 울리고, 그레고리안 성가의 ‘진노의 날(Dies irae)’이 연주된다. 낭만주의 음악의 혁신을 선도하는 작품답게 베를리오즈는 불규칙적인 프레이즈와 섬세한 음색의 배치, 참신한 화성 진행 등을 들려준다.

독창적인 것은 늘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수반된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있는 형식이나 틀을 깨는 것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것이 되기도 하지만 기존의 형식에서 비롯된, 즉 기존의 형식이 기본이 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온고지신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베를리오즈는 고전음악의 형식을 그만의 어법으로 낭만적인 환상과 문학적인 상상력, 음악의 형식을 확장한 새로운 음악으로 완성시켰다.

베를리오즈 자필 악보표지
베를리오즈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