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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의 화려한 부활

박관호 신안군 작은섬 정원과 지원팀장

2023년 09월 21일(목) 16:34
박관호 신안군 작은섬 정원과 지원팀장
섬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는 ‘주위가 수역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다. 유엔해양법협약에도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밀물 때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으로 규정한다. 즉 섬도 육지인 셈이다.

섬은 해수면 상승, 지진, 화산 폭발, 강의 흐름 변화 등 다양한 지질학적 과정을 거쳐 여러 형태의 모습을 띤다.

국가의 영역을 결정하는 세 가지는 영토, 영해, 영공이다. 섬은 바다로 연결된 영토로 영해와 영공을 결정하는 기점이 된다. 특히 국내 섬 중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흑산도, 울릉도는 국방·안보 차원에서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녔다. 해가 갈수록 섬은 경제적, 환경적, 영토적 관점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3,300여 개의 섬이 있다. 그중 유인도는 465개로 41개 지자체가 섬을 보유중이다. 신안군은 섬으로만 이뤄진 지자체다. 무려 1,025개의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람이 사는 섬은 72개다. 1990년대 초에는 더 많은 유인도가 있었다. 산업화, 도시화로 많은 사람이 떠났는데 당시 정부의 낙도 이주 정책도 무인도화를 부추겼다. 대부분의 작은 섬들은 어르신들뿐,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다. 그러나 이국적인 섬 풍광은 최대의 자랑거리다. 주민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신안군의 작은 섬들이 국내외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저마다 지닌 독특함을 앞세워 변화를 거듭해서다. 하나, 둘 이어지던 발걸음들이 최근 들어 물밀듯이 이어지고 있다. 넘쳐나는 사람들로 주민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발한 발상의 전환이 한몫했다. 새로운 상상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회색빛 갯벌과 바닷물뿐인 작은 섬을 화려하게 디자인한 신안군의 정책이 주효했다. 자치단체장의 과감한 정책과 공직자들의 발 빠른 대처가 통했다. 손을 내민 신안군의 정책에 즉각 화답한 주민들의 용기도 빛났다. 신안군의 ‘섬의 육지를 바꿔 또 다른 매력을 극대화’하는 정책은 진행형이다. 전남도가 2015년부터 실시한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도 작은 섬 변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각 섬의 특성을 고려한 생활 기반 개선과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활발하게 전개했다.

신안군의 작은 섬들은 지난 2015년 반월, 박지도를 시작으로 2017년 기점, 소악도, 2019년 우이도, 2020년 선도, 2021년 옥도, 지난해 고이도 등 총 6곳이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됐다.

섬별로 테마를 정해 체험프로그램 발굴, 마을식당, 마을펜션, 폐교·마을회관 리모델링, 마을환경 정비, 둘레길 조성 등 기반시설을 확충했다.

소득시설도 운영하는 등 관광자원화를 마련해 도서개발, 관광개발 등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거뒀다. 신안군이 2018년부터 추진중인 ‘1도 1색, 1도 1꽃,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는 결실을 맺고 있다. 섬의 자연과 문화, 역사 등 자원조사를 실시해 관광자원화 했다.

색으로 이야기하는 유일한 섬, 반월·박지도가 대표적이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와 꿀풀 등 생태적인 특성에 착안해 보라색 꽃피는 섬을 만들었다.

농업과 맨손어업에 의지했던 주민들이 사계절 보라색 꽃이 피고, 지는 ‘꽃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너나없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 결과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로부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색깔’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을 거둔 사례로 국내 언론을 비롯해 CNN, 로이터통신 등 80여개 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유명 관광지로써 명성을 떨치는 중이다.

수선화의 섬, 맨드라미 섬, 백서향의 섬, 수국의 섬 등도 각각 노란색, 주홍색, 파란색의 섬으로 변모했다. 전국 최대 면적의 수선화 군락지로 유명한 선도는 이른 봄, 힐링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꽃은 행복으로 가는 통로”라며 섬에 수선화 꽃밭을 가꾼 현복순 할머니 이야기 등 스토리텔링도 압권이다.

봄에는 수선화, 산수유, 목련이 피고 여름에는 청보리, 겨울에는 애기동백이 고개를 내민다.

느릿느릿 걸어야 제격인 기점, 소악도는 바닷물이 빠질 때만 오갈 수 있다. 맨드라미 꽃 섬, 병풍도와 이웃한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은 신비스러움을 지녔다.

네 개의 작은 섬들은 아주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갯벌에 돌을 던져 만든 노둣길로 이어졌다.

지난 2017년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된 기점·소악도는 매일 2번씩 바다가 갈라져 길이 생기는 기적의 섬으로 컨셉을 설정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존지역, 전남도 갯벌도립공원 등 세계 최고의 갯벌과 건축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순례길이 조성됐다.

5개의 작은 섬에 설치돼 있는 12개의 건축미술작품과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쉼과, 명상, 힐링을 통한 삶의 재충전 공간으로 거듭났다.

신안군의 작은 섬들은 풍부한 자원을 지녔다. 가능한 희망과 충분한 미래가 엿보여 더욱 매력적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개발과 보전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며 더디더라도 개발이 필요한 때다. 수려한 경관과 역사, 문화, 지역의 다양함을 아울러야 한다. 자연과 사람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섬은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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