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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독립운동가를 찾습니다

곽영호 전남도 사회복지과장

2023년 11월 02일(목) 18:39
곽영호 전남도 사회복지과장
민족주의사학자 박은식은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에서 “의병은 독립운동의 도화선”이라며 “대체로 각 도의 의병을 말한다면 전라도가 가장 많았는데 아직까지 그 상세한 사실을 얻을 수 없으니 후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남도는 구 한말의병, 3·1운동, 학생독립운동, 농민 노동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의 성지다. 전국 의병 전쟁의 60%를 차지할 만큼 독립운동에 공을 세우신 분들이 많으나 독립운동가로 서훈을 받은 이는 많지 않다. 전국 서훈자 총 1만7,748명 중 전남은 1,281명으로 전국 대비 약 7%에 불과하다.

국가가 역사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건 위주로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다 보니 지역의 독립운동가는 자연스럽게 묻혀지고 잊혀졌다. 호남의병을 연구한 순천대 홍영기 명예교수는 국가기록원 집행원부에서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도 출신 의병 964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자료(대한제국기 호남의병 연구)를 통해 독립운동을 하고도 서훈을 받지 못한 우리도 출신 독립운동가가 2,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남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은 후손의 개별 신청에 의존하다 보니 후손이 없거나 자료 입증이 어려운 후손은 신청이 어려웠다. 더구나 독립운동 이후 100여 년이 흘러 독립운동 자료가 곳곳에 흩어져 있고 정리되지 않아 개인이 독립운동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남도도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3년 전부터 광역 단위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독립운동가 발굴사업을 시작했다.

독립운동가 발굴은 크게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 먼저 1단계 사업으로 2021년 8월부터 10개월간 3·1운동에 참여한 독립유공자를 집중 발굴했다. 128명의 독립 유공 미서훈자를 찾아냈고, 그중 80명에 대해 서훈을 신청했다. 지금까지 18명의 서훈이 확정됐다. 전남도는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2단계 사업은 독립유공자 발굴 범위를 확대해 ‘1895년 을미의병부터 1945년 광복된 날’까지이다.

지금까지 총 1,795명의 독립운동 미서훈자를 발굴했다. 국외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183명을 포함해 의병 계열 530명, 3·1운동 계열 236명, 학생운동 계열 495명, 농민 노동운동 계열 534명 등이다. 특히, 2단계 사업을 통해 목포 학생운동, 무안 3.1운동, 보성의병 등 전남에서 활발하게 전개된 독립운동의 구체적 양상을 알 수 있는 다양한 기록을 찾아내어 전남이 독립운동의 중심지임을 확인했다. 현재는 발굴대상자를 토대로 서훈 신청을 위한 ‘독립유공자 공적조서’를 작성 중에 있다.

전남도는 2단계 발굴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도민과 함께하는 ‘독립운동 미서훈자 발굴 집중기간’ 을 운영하고 있다.

발굴 집중 기간은 이달까지다. 신청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독립운동에 참여한 인물의 후손 또는 독립운동 입증자료를 보유한 도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주변에 독립운동에 공을 세웠으나 기록이 현존하지 않고, 기록이 있어도 자료 부족으로 아직까지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있으면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전남도는 도민과 함께 찾은 독립운동 미서훈자는 자료를 보완해 내년 1월 서훈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도 이름도 없이 잊혀지는 것은 독립운동에 참여한 분이나 후손들에게 불행한 일이다. 지난 광복절에 전남도가 독립유공자를 직접 발굴해 고(故) 남상홍 지사 따님에게 표창을 전수한 일이 생각난다. 전남도의 독립유공자 발굴사업이 없었다면 따님은 아버지를 독립운동으로 가정을 파탄 낸 분으로만 기억할 것이다. 지금도 내 손을 붙잡고 아버지 명예를 찾아 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새롭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당연한 책무이다. 더 많은 전남도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도민 모두가 함께 ‘독립운동 미서훈자 찾기’에 동참하길 부탁드린다.

독립운동가 마지막 한 분까지 반드시 찾아내 명예를 선양해 드리고 합당한 예우를 해 드리는 것이 ‘의향 전남’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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