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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보여준 경고

조영환(수필가)

2023년 11월 20일(월) 12:38
조영환(수필가)
국가의 안보는 외침으로부터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가라는 영토를 지켜가는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국가 간 충돌은 있었고 앞으로도 어떤 사유로든 다툼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재물이 파괴되고 온땅이 피바다로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이 전쟁상황을 보고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신의 창조 섭리에 합당한지 요즘 나는 난해한 마음이다. 반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쉽다. 국가가 인간의 필요와 의지의 산물이라서 이에 대한 ‘최소한의’ 정답으로서, 국가는 사람들이 ‘다른 집단’에게 살해, 강간, 약탈, 학대,모멸, 차별 등을 당하지 않기 위해 건설한 인공물(人工物)이며 그 핵심은 군대(軍隊)가 바로 그것이다. 대기업이 웬만한 작은 국가보다 큰 자본력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가 못 되는 이유는 군대가 없어서다.

손자병법에서는 ‘전쟁이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죽음과 삶의 문제이며, 존립과 패망의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가 없다’라는 첫 글로 시작된다. 유대인들은 히틀러의 제3제국 독일인들에게만 당했던 게 아니다. 2,000년간 전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인간’ 대우를 못 받았다. 그러던 그들이 이스라엘, 즉 국가를 세우자 ‘일방적 재앙’에서 벗어났고 나약한 민족성이 강한 국민성으로 거듭났다. 한데 요즘 한국인들은 길거리 개인 안전 미비에는 분노하면서, 국가 존재의 ‘최소이유’인 국방과 안보에는 망각과 소홀함이 없었던가.

이번 중동전쟁은 ‘아날로그의 공격에 무너지는 디지털 시스템’이었다. 하마스는 패러글라이더, 오토바이, 사륜구동 자동차, 굴삭기 같은 것들로 나타났고, 이스라엘군은 20시간 가까이 실종 상태로 붕괴됐다. 이스라엘인들은 폭탄이 아니라 대부분 대면 학살로 사망했다. 하마스는 북한제 무기만 사용한 게 아니라, 1980년대 아프리카의 반군들이 그랬듯이 지하땅굴도 복제했다. 어느 때 한국군과 한국 경찰 복장을 한 북한군과 드론이 개미떼처럼 서울 시내 주요시설로 퍼져 침략할까 염려된다.

정규군으로서의 북한군은 무섭지 않지만, 비정규군처럼 행동하는 북한군은 무섭다. 문명은 야만을 이긴 게 아니다. 문명이 야만을 숨기고 유보시킨 것뿐이다. 야만은 언제든 튀어나와 문명을 유린할 수 있다.

한국은 지금 내부 분열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극한 정치 분열과 나사 빠진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고무되어 이번 공격을 추진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손자병법에서는 망하는 군대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그것들 전부가 내부의 문제이지 외부의 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손자병법은 적 앞의 내부 분열이 치르게 될 대가를 잘 설명해 준다.

공화정치(共和政治)란 국내문제 대립 속에서도 국방과 외교에서는 한마음이 되는 정치를 뜻한다. 이스라엘과 아랍과의 관계는 시비가 무의미하고 해결이 불가능한 ‘원한지옥(怨恨地獄)’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세계 전체가 사실상 이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게 역사이고, 현실 세계다.

국가를 운영하는 자들은 화합이 매우 중요한 걸 알아야 한다. 조지 오웰은 “지식인은 절대 자신의 개소리를 반성하지 않고 계속 떠드는데, 단 하나 예외가 전쟁이 터졌을 때만 입을 다문다”라고 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고상한 질문은 안보와 국방이 있는 국가에서만 가능하다. 아니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벌레처럼 짓밟히기 때문이다. 나라가 없으면 인간답게 살 수 없다. 한나라가 안보-전략이 자주·자립 못하면 동맹도 없다. 즉 자강(自强)이 있어야 동맹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하마스가 우리에게 준 경고문이다. 세계 곳곳이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 화약고는 한반도, 대만해협이라니! 유비무환의 안보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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